▷ 흰 눈이라도 내린 듯 합니다. 줄지어 걷는 사람들은 억새밭에 숨겨있는 행복의 보물을 찾고 있을 겁니다. 그들이 설사 보물을 찾지 못했다 해도 이미 그들은 행복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억새 밭 자체가 행복의 늪이었으니 말입니다
▷ 억새는 하얀 옷을 입었고 사람들은 알록달록한 옷을 입었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억새니” “갈대니” 하며 말싸움 아닌 말싸움을 하기도 합니다. 화왕산에 피어난 건 분명 억새입니다
▷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지니 억새가 점점 하얗게 변해갑니다. 빛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만 가슴에 와 닿은 억새의 정감은 달랐습니다
▷ 다시 한번 걷고 싶습니다. 억새밭을 외호하듯 둘러쳐진 돌담길을 걷고 싶습니다. 그리고 억새밭 추억도 만들고 싶습니다
갈대와 억새는 이렇게 구분합니다, "이 게 갈대입니다"
▲ 물가에서 자라고 있는 갈대입니다. 갈색을 띤 것으로 보아 분명 갈대인 듯 합니다 ▷ 억새와 갈대는 무더기로 자라나고 생김새나 꽃이 피고 지는 계절이 비슷해 많이 혼동됩니다. 억새와 갈대는 같은 벼과의 1년생 풀이지만 억새와 갈대는 엄연히 다릅니다. 억새는 산이나 비탈에 많이 자라고, 갈대는 습지에 가까운 물가에 많이 자랍니다. 그러므로 대개 산에 있는 것은 억새로 보면 됩니다. 성장 특성상 갈대는 습지나 물가에서 자라기 때문에 산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답니다. 가끔 물가에서 자라는 물억새는 있으나 산에서 자라는 산갈대는 없다고 합니다. 해박한 사람들은 색깔만으로도 억새와 갈대를 구분한답니다. 억새는 은빛이나 흰색을 띠지만, 얼룩무늬가 있는 것도 가끔 있습니다. 반면 갈대는 고동색이나 갈색을 띠고 있습니다. 그리고 억새는 키가 작은 편이며 갈대는 큽니다. 물론 성장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억새는 익어도 고개를 반쯤만 숙이지만 갈대는 잘 익은 벼처럼 고개를 푹 숙입니다. 어려우면 일단 갈색을 띠는 건 갈대, 억세게 하얀 건 억새로 기억하면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