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 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하지 않 는 친구가 .....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 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히 없을수록 ... 영원을 꿈꾸도록 ...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성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우리의 외모가 비록 아름답지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 같아서 요란한 빛깔도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우리는
누구를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두 사람을 사랑한다 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진
않으리라 .................. ★ "지란지교를 꿈꾸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