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어촌에 목이 세 개 달린 이무기가
나타나 매년 처녀 한명씩을 제물로 받아갔습니다. 그 해에 한 장사가 나타나서 제물로 선정된 처녀 대신 그녀의 옷으로 갈아 입고 제단에
앉아 있다가 이무기가 나타나자 칼로 이무기의 목 두 개를 베었습니다. 처녀는 기뻐하며 "저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사오니 죽을 때까지
당신을 모시겠습니다."하자, "아직은 이르오. 이무기의 남은 목 하나도 마저 베어야 하오. 내가 성공을 하면 흰 깃발을 달고 실패하면
붉은 깃발 달 것이니 그리 아시오."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처녀는 백일 간 기도를 드렸습니다. 백일 후, 멀리 배가 오는 것을
보니 붉은 깃발이 걸려 오는 것을 보고 그만 자결하고 말았습니다. 장사는 이무기가 죽을 때 뿜은 피가 깃발에 묻은 줄을 몰랐던 것입니다.
그 후 처녀의 무덤에서는 붉은 꽃이 피어났는데 그 꽃이 백일 간 기도를 드린 정성의 꽃,
백일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