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한국인들이 잘 걸리는 고혈압 합병증

☞건강·생활·웰빙/의학상식·정보

by 산과벗 2006. 6. 19. 14:20

본문

고혈압 합병증

 

열쇠의 요철이 자물쇠 속의 요철과 일치해야 문이 열리는 것처럼 고혈압도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김치와 된장을 상식하는 우리의 식습관을 감안하면 고혈압을 부르는 가장 위험한 인자로는 과도한 염분섭취를 들 수 있다. 고혈압이 악화돼 나타나는 고혈압 합병증 가운데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흔히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이다.

고혈압은 우리나라 인구의 약 20~30%, 3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은 ‘국민질환’이다. 그러나 환자의 절반이 치료하지 않고 있으며, 치료하는 환자도 10% 정도만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등 고혈압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매우 낮다. 대한고혈압학회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78%가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또는 우연히 혈압을 쟀다가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고 답할 정도다.

부모가 모두 고혈압일 경우 그 자녀도 고혈압일 확률은 70%나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아버지나 어머니 중 어느 한쪽이 고혈압일 때 자녀가 고혈압일 확률은 30%로 조사됐다. 이는 고혈압 체질을 물려받는 경우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물론 고혈압은 특정 유전자에 의해 발생하고 유전되는 유전병은 아니다. 그러나 식습관·생활환경 등을 공유하다 보니 병에 걸릴 가능성이 큰 요인들을 공유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족 중에 고혈압이 원인이 돼 사망하거나 현재 고생하는 경우가 있는 사람은 혈압에 관심을 갖고 식습관과 생활환경을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고혈압을 유발하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어느 한 가지 요인을 병의 원인으로 꼭 집어 말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열쇠 이론’으로 자주 설명한다. 열쇠에 있는 여러 모양의 요철이 자물쇠 속의 요철 부위와 일치해야 문을 열 수 있는 것처럼 고혈압도 특정 요인보다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는 것이다.

고혈압을 부르는 대표적 요인들로는 식습관·생활습관·스트레스 등이 자주 지목된다. 식습관 가운데는 짜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경우가 고혈압의 배후로 손꼽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을 놓고 볼 때 가장 위험도가 높은 것은 바로 염분이다.

뚜렷한 증상 없는 경우가 대부분

실제로 일본에서 고혈압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조사한 결과 주민들의 염분 섭취가 다른 지역 거주자에 비해 2배 정도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김치와 된장을 상식하다시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염분 섭취를 줄이는 것은 고혈압 예방과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혈압 합변증인 중풍에 걸린 환자가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요즈음 들어 성인병 유발의 주범으로 부각된 비만도 고혈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혈압이 높은 사람 가운데는 비만인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비만·고혈압·당뇨·고지혈증·동맥경화증 등을 별개의 문제로 생각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이러한 증상들이 서로 깊은 관계를 지닌 것으로 인식한다. 실제로 이들 질병 두세 가지를 함께 지닌 환자가 늘고 있다.

전체적인 비만도 문제지만, 지방질이 많은 복부비만이 특히 문제로 떠오르는 추세다. 정상 체중인 상태로 겉보기에는 말라 보이면서도 복부만 비만인 ‘올챙이형 비만’이 느는 것이다. 복부비만인 사람은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은 경우가 많다.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면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혈관 통로가 가늘어지면서 동맥경화증이 나타난다. 동맥경화증이 심해지면 혈압이 올라가 고혈압을 일으키고, 고혈압은 다시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상생활을 하는 데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병을 모르고 지내다 심장·뇌·신장·눈 등 여러 장기가 손상되는 경우가 흔하다. 심장마비·뇌졸중·신부전증 등 치명적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흔히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는 것이다.

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고혈압 진단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도 뒷머리가 당기거나 아픈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코피가 멎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고혈압 판정을 받는 사람도 많다. 머리가 자주 아프거나 어지럽고 손발이 저린 증상을 고혈압 때문인 것으로 여겨 혈압약을 먹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세가 고혈압 때문인 것으로 판정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혈압약은 정확한 진단이 내려진 상태에서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머리가 아프다고 생각날 때마다 복용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알려진 대로 고혈압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동맥경화증이 나타난다. 고혈압으로 인한 동맥경화증은 혈관이 있는 곳이면 신체 어디에서나 생길 수 있다.


한국인들이 잘 걸리는 고혈압 합병증

뇌졸중(중풍) :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자주 발생하는 고혈압 합병증이다.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은 뇌의 혈관이 터져 생기는 ‘뇌출혈’과 혈관 협착 등으로 인한 ‘뇌경색’이 모두 나타날 수 있다. 뇌졸중은 반신불수 등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에 후유증이 특히 문제다.

심부전증(심장쇠약) : 혈압이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증(心不全症)이 나타난다. 심부전증에 걸리면 폐에 수분이 차 호흡곤란을 느끼고 다리에 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 동맥경화증이 진행되면 심장혈관인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진다. 심장이 죄이는 듯한 협심증(狹心症)이 오기도 하고, 그보다 더 치사율이 높은 심근경색증(心筋梗塞症)도 나타난다.

만성 신장기능 부전증 : 혈압이 높아지면 신장 기능도 손상되기 쉽다. 신장이 나빠지면 혈압이 더 올라가는 악순환이 빚어진다.

망막출혈 : 혈압이 높아지면 미세한 혈관이 발달한 안구(眼球)의 망막이 손상돼 출혈이 생긴다.

대동맥류 및 대동맥 박리증 : 동맥류(動脈瘤)란 동맥 혈관이 꽈리처럼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동맥류는 동맥경화증 때문에 약해진 혈관이 고혈압으로 늘어나면서 발생한다. 주로 가슴이나 복부의 대동맥에 생긴다.

대동맥 박리증은 대동맥 벽이 높아진 혈압으로 인해 찢어지는 증세다. 대동맥 벽이 바깥쪽으로 찢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병이다. 대동맥 박리증은 가슴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심근경색증과 구별이 어려울 때도 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