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끊임 없이 자기 자신을 창조하는 일,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자신에게 자신을 만들어준다.
잎이 지고 난 나무들은
나무 본래의 모습을 드러낸다.
가릴 것도 숨길 것도 없는 그대로의 모습.
하늘로 하늘로 가지를 펼치고 있는
나무들은 지극히 선하게 보인다.
꽃이 져야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히듯.
잎이 져버린 뒤 나무들은
비로소 침묵의 세계에 잠긴다.
겉으로 보기에 나무들은
표정을 잃은 채 덤덤히 서 있는 것 같지만
안으로는 잠시도 창조의 일손을 멈추지 않는다.
조용히 새봄을 준비하다가
시절 인연이 오면 안으로 다스리던
생명력을 대지 위에 활짝 펼쳐 보인다.
산다는 것은 이처럼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창조하는 일이다.
- 법정 스님 <산방한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