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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 성제봉 철쭉/경남 하동

☞여행·가볼만한 곳/국내·봄꽃여행

by 산과벗 2007. 2. 2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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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명산) 악양 성제봉


섬진강 굽어보며 구룸다리 지마면 붉은 철쭉밭


▲ 성제봉 산비탈에 만발한 철쭉.

대부분의 진달래나 철쭉 명산은 꽃이 없을 경우 풍치가 신통치 못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악양 성제봉(聖帝峰·1,115.5m)은 예외다. 2개의 나란히 솟아오른 암봉을 중심으로 한 산세가 사계절 아름답다. 또한 앞자락에 넓고도 아늑한 악양벌판과 유장한 섬진강 물줄기를 끼고 있어 산행 도중의 조망이 한결같이 뛰어나다. 신선대 암봉에는 멋진 구름다리도 걸쳐 두었다. 대지리의 한 지능선 상에 솟았다는 지리적 핸디캡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전국적 명성을 누렸을 것이다.

1:50,000 하동(河東) 지형도엔 ‘형제봉(兄弟峰)’이란 지명도 병기돼 있다. 상봉 남쪽에 상봉과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하나 더 있어 멀리서 보기에 나란한 형제 봉우리 같기는 하다. 그러나 악양 사람들은 정상에 ‘성제봉(聖帝峰)’이라 새긴 비석을 세워두었다. 아무튼 형제처럼 사이좋게 선 2개 봉우리 아래의 산록에 철쭉밭이 오래 전부터 형성돼 있다. 이 산비탈의 만발한 철쭉과 악양벌, 섬진강 물굽이가 함께 어울린 풍치로 5월의 성제봉은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성제봉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로, 곧장 정상까지 치달아 오르는 길도 있다. 그러나 장대하기로 남한 최고인 지리산 주능선도 부러워할 성제봉 줄기만의 독특한 매력이라면 섬진강의 굽이져 흐르는 아름다운 모습을 굽어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특징을 그대로 살려내는 등행은 역시 섬진강변의 고소산성((姑蘇山城)서부터 오르는 종주 산행이어야 한다. 한산사~고소성~신선대~구름다리~정상 코스로 등행한 뒤 청학사로 하산하는 것이 가장 권할 만하다.

성제봉 능선이 섬진강을 만나며 꼬리를 내리는 곳이자 악양면으로 드는 길목인 삼거리에는 ‘소상낙원(瀟湘樂園)’이라 새겨진 커다란 검은 색 표지석이 서 있다. 이 표지석 옆 포장도로로 1km쯤 들어가 왼쪽 ‘최참판댁’ 팻말이 선 길로 접어든 다음 ‘고소성 가는 길’ 팻말을 따라 1.5km쯤 오르면 한산사 바로 아래의 널찍한 공터에 다다른다. 여기에 주차하고 한산사 오른쪽 옆으로 난 등산로로 20분쯤 오르면 복원된 고소산성 벽에 다다른다. 성벽 위에 오르면 섬진강 푸른 물과 희디흰 모래톱이 어울린 아름다운 경치가 굽어뵌다.

고소성을 떠나 10여 분 오르면 두꺼비 머리통 같은 큼직한 바위 옆 공터로 나선다. 서편으로 섬진강 상류쪽 조망이 툭 트이는 곳이다. 30분쯤 뒤 바윗길이 시작된다. 가파른 곳에는 쇠사다리도 놓여 있다. 오른쪽 저편으로는 거지가 1년 365일 매일 빌어먹고도 몇 집 더 남곤 했다는 풍요의 악양벌, 그리고 섬진강 푸른 물줄기가 평화로이 누워 있다.
세로로 길게 쪼개진 바위 틈새 ‘통천문’을 지나 저 위로 거대한 암벽을 드러낸 봉은 신선대(903m봉)다. 길은 외가닥으로 뚜렷하지만 바위지대에선 간혹 족적이 희미해지므로 안개 속에서는 유의한다. 섬진강이 뵈고 노송이 두어 그루 선 너럭바위를 지나면 저 앞으로 신선대의 거대한 암벽이 얼굴을 드러낸다. 월악산 상봉인 영봉과 흡사한 분위기다.


▲ 악양 입구이자 성제봉 능선의 끄트머리.

15분 남짓 급경사 길을 쳐오르면 구름다리가 시작되는 지점인 신선대 위다. 구름다리는 허공의 높이가 월출산이나 대둔산 것보다는 못하지만, 주위 조망에선 꿇릴 것이 없는 구름다리다. 그 다음, 공룡 등줄기의 혹 같은 암릉 위로 가다가 이윽고 철쭉밭을 만나게 된다. 중간 경사의 능선 전체에 철쭉이 만발하며, 도중의 공터엔 화강암을 깎아 만든 성제봉 철쭉제단도 놓여 있다.
철쭉을 보며 성제봉 정상에 오르면 정상표지석이 서 있다. 정상에서도 역시 남쪽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일대 장관이다. 정상 구경 후 북쪽으로 내려서자마자 오른쪽으로 급경사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산죽이 무성히 자란 산비탈을 갈짓자로 조심조심 20여 분 내려가면 플라스틱 관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계곡 샘터에 다다른다.

샘 이후 완만해진 계곡 내리막길을 따라 30분 남짓 하산하면 이윽고 임도가 와닿은 널찍한 공터가 나선다. 이 임도를 따라 터덜터덜 10분쯤 내려가면 청학사가 내려다뵌다. 여기 청학사에서 악양 택시를 불러 출발점으로 되돌아가도록 한다. 샘터에서 청학사까지 꼬박 50분~1시간 걸린다. 악양 개인택시 055-883-3009.

교통
호남고속도로로 전주까지 간 다음 남원, 구례 거쳐 섬진강변 19번 국도로 접어들어 화개 삼거리 입구 지나 악양면으로 접근한다. 대중교통편을 이용해 오가기는 매우 불편한 곳이다.
숙박
악양면 소재지엔 별다른 시설이 없으며, 섬진강변의 19번 국도변 에덴모텔(화개면 부춘리·055-884-6777), 화개파크(화개면 덕은리·055-884-1811), 벚꽃 관광지로 유명한 화개골의 성운각모텔(055-883-2140), 화개랑모텔(055-883-0485), 통나무집(055-883-1749), 보람황토방(055-883-0523) 등이 추천할 만하다.
재첩 잡는 선장집 재첩국 진짜 섬진강 재첩국 맛을 볼 수 있는 집. 섬진강 산 재첩국은 10,000원, 중국산은 5,000원. 전화 055-884-0684.
차천지 성제봉 기슭의 청정 지역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차잎으로 전통차를 제조, 판매한다. 전화 055-883-7200. [월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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