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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영계곡/경북 울진

☞여행·가볼만한 곳/국내·계곡.폭포

by 산과벗 2007. 2. 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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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 불영계곡
금강소나무숲, 행복한 트레킹 [한겨레21 2006-07-25]



36번 국도 때문에 소문이 덜 난 ‘불영계곡’의 바위 협곡을 걸어보라… 1급수 물줄기 최상류의 소광리엔 한국 최대 산양서식지와 인적없는 국유림 [글·사진 서재철 녹색연합 국장]

경북 울진에 가면 살짝 물러서 있는 비경이 있다. 언제든 쉽게 지나치는 곳이라 사람들도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빼어난 풍광이다. 울진의 대표적인 골짜기 불영계곡이다. 울진은 지형의 크기나 산의 높이에 비해 골짜기가 맵고 짜기로 소문난 지역이다. 그래서 절경도 많고 두메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다.

불영계곡은 설악산 천불동계곡, 지리산 칠선계곡 등과 남한 3대 계곡 중 하나로 꼽힌다. 울진군 서면에서 발원해 울진군 근남면에서 왕피천과 합류해 동해로 흘러든다. 경치가 빼어나고 수질도 1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불영계곡은 1980년대 중반에 계곡을 따라 도로가 건설됐다. 내륙에서 울진으로 들어오는 유일한 국도로 알려진 36번 도로 때문에 곳곳이 훼손됐다.

사람들이 이 곳을 잘 모르는 이유는 계곡 주변으로 이미 도로가 나 있어 ‘가봐야 별것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계곡의 속 깊은 곳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없어서 진면목이 세상에 묻혀가고 있다. 그저 36번 국도 따라 지나가면 가끔 보이는 일부 빼어난 경치가 불영계곡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발품을 팔아 제대로 걸어보면 한국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다. 그도 그럴 것이 바위로 형성된 협곡으로는 국내에서 으뜸으로 손꼽힌다. 등산이나 트레킹 전문가들도 거의 찾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입소문도 거의 없었다.


바위로 된 계곡, 비 올 땐 출입금지
전체 계곡 중 특히 경치가 탁월한 곳은 울진군 근남면 대흥리의 36번 국도변의 불영사계곡 휴게소부터 서면 하원리의 불영사까지다. 트레킹은 불영사계곡 휴게소 근처에서 시작해 불영사 입구에서 마치는 것이 좋다. 계곡 안에는 아무런 시설이 없는 자연 그대로이기 때문에 출발 전에 용변을 보고 도시락이나 간식을 지참하는 게 좋다. 죽어라 계곡을 밟을 일이 아니라면 여유를 가지고 차분히 골짜기에 묻혀보는 것도 행복하다. 트레킹 대상지로서 불영계곡의 유일한 단점은 위험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일정에 여유를 두고 충분히 준비하면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비가 오면 절대 들어서지 말아야 한다. 바위로 된 계곡이라 물기가 있으면 미끄럽기 때문이다. 경험이 있는 리더와 동행하는 게 안전하다. 기본적인 트레킹 장비와 식량 등 요깃거리를 준비하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어보지 못했던 풍광이 펼쳐질 것이다. 이 일대는 굽이굽이 용이 승천해 바위를 파헤친 듯 협곡을 형성하고 있다. 주변의 산림도 만만치 않다. 금강소나무가 사방으로 숲을 이루며 펼쳐졌다.

불영계곡은 불영사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신라 고찰인 불영사는 불국사 말사로 비구니의 참선 도량이다. 36번 국도변 주차장의 일주문에서 불영사 대웅전 앞마당까지 약 500m의 진입로가 특히 인상적이다.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나타나는 숲 속 길은 절집 앞 언덕에서 굴참나무와 소나무로 가득한 숲 터널로 이어지고 불영사 앞마당에서 끝난다. 불영사란 이름은 앞 호수에 비친 바위에 부처님의 형상이 있다해서 붙여졌다. 불영사 주변의 숲은 금강소나무가 무리로 펼쳐져 있다. 불영사에서 서면사무소가 있는 삼근리 사이의 36번 국도변에서 보면 금강소나무의 원형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붉은 줄기와 함께 휘어짐이나 뒤틀림 없이 하늘을 향해 뻗은 특유의 기상과 자태는 금강소나무만의 매력이다. 이런 무리를 도로변에서 바로 볼 수 있는 곳은 불영계곡 상류 지역인 이곳뿐이다.



금강소나무의 진짜 묘미를 느끼고 싶다면 발품과 시간을 더 들여서 가볼 곳이 있다. 바로 울진군 서면 소광리다. 울진 서면의 36번 국도 광천교 앞에서 불영계곡과 만나는 대광천을 거슬러 올라가면 나오는 곳이다. 불영계곡의 최상류이자 금강소나무의 최대 군락지다. 숲 전체가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돼 있다. 소광리 일대부터 북으로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일대까지 약 9천ha 정도가 국가가 보호림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금강소나무를 감상하기에 좋은 곳은 소광리 맨 위인 화전민 이주단지부터다. 또 이곳은 한국 최대의 산양 서식지이기도 하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제일 많이 산다. 소광리는 관광지가 아니어서 교통이 불편하고 숙박시설도 빈약하다. 하지만 숲을 체험하고 자연 속에 묻히기를 원한다면 그 정도는 참아내야 한다. 주의할 점은 너무 깊이 들어가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안으로 갈수록 나오기가 어렵고 등산로와 안내판이 없기 때문에 무리하면 큰일이 난다. 등산지로는 매력이 없지만, 자연을 체험하고 숲의 깊이를 느끼기에는 최적이다.


참 예쁘게 사는 근남면 내암마을
불영계곡 아래에도 놓치기 아까운 여러 명소가 있다. 불영계곡 아래에 협곡이 끝나고 하천의 모습을 띠는 곳 근처에는 예쁜 마을이 있다. 내암마을이다.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에 위치한 이 마을을 와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참 예쁘게 살고 있는 마을이네.” 마을 입구의 350년 된 금강소나무부터 마을을 에워싸고 있는 대나무 숲까지 어느 곳 하나 인상적이지 않은 게 없다.

불영계곡이 왕피천과 만나는 곳 근처에는 경북도청에서 관리하는 내수면연구소인 민물고기연구센터가 있다. 생태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둘러봐야 할 곳이다. 불영계곡은 왕피천과 만나면서 하구 원을 형성하며 동해안으로 접어든다. 여기에도 금강소나무의 명소가 있다. 왕피천 송림이다. 지난해 친환경농업엑스포를 하면서 이 송림을 중심으로 공원을 조성했는데 편하게 들러서 쉬어가기에 적당하다.

왕피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는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향정이 있는데, 동해안을 내려다보는 조망이 좋다. 불영계곡을 중심으로 상류부터 하류까지 둘러보는 여정은 울진의 가려진 여러 자연자원을 충분히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교통 및 숙박 안내] 울진에서 하루 8회 버스 운행
읍내 도착 뒤 불영계곡·서면행 이용 가능… 국도 곳곳에 민박
울진으로 가는 길은 서울에서는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10회가량의 버스가 있고 대구 동부터미널에서 하루 15회가량의 버스가 있다. 불영계곡이나 서면 쪽으로 들어가는 버스는 하루에 8회가량 있다. 불영사와 삼근리에서 하차한다.
불영계곡에서 트레킹을 하려면 울진읍 대흥리의 불영사계곡 휴게소에 내려야 하는데 이곳은 울진 시내버스만 다닌다. 울진 읍내의 시내버스터미널에서 확인해야 한다. 울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1만원 내외가 나온다.
숙박은 36번 국도 주변 곳곳에 민박집이 있으며, 울진 읍내에도 여관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식당도 비슷하다. 취사는 마을 주변이나 휴게소 근처에서는 가능하다.

울진 불영계곡
울진관광안내: 054-785-6903
울진군 서면사무소: 054-780-2239
불영계곡 휴게소: 054-782-1661
울진시외버스터미널: 054-782-2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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