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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포카라에서 안나푸르나를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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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라(Pokhara)에서 '안나푸르나'를 바라보다.            

 

포카라(Pokhara) 시내구경 인도에서 험난한 국경을 넘고 네팔의 산악지형을 만끽하며 포카라(Pokhara)까지 도착하기에는 무려 1박 2일이 걸렸지만 그 중간과정의 즐거움이나 여행의 재미는 결코 무시할수 없는 것.. 정말이지 산악지형을 즐기며 넘어온 여행이었다.

 

미리 예약한 숙소는 포카라(Pokhara)의 호수가에 있는 달마 인(DHARMA INN)..

제법 시설도 괜찮고 침대시트와 베개, 모포도 깨끗했고 온수가 콸콸 쏟아지는 샤워기에, 화장실 실내화도 있고, 비누와 커다란 목욕 타월도 있었다. 우선 짐을 풀자마자 빨래부터 시작했다.

이제 이곳을 떠나면 한국까지 가야 하기에 처음으로 바지와 겉옷도 빨아 널고...

샤워하고, 면도하고..어제 도미토리 수준의 합숙소(?)에서 묵었던 찌꺼기를 전부 씻어냈다.

 

지금까지 묵었던 숙소중에 제일 좋은 곳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나서 카운터로 내려가 비로소 체크 인 수속을 밟고 몇가지 부탁을 해야만 했으니

- 네팔 출국비행기(카투만두 → 방콕행) 리컴펌

- 내일 하루 코스 트래킹 예약

- 내일 하루 더 숙박 연장

- 모레 카투만두행 버스 예약....

비교적 친절하게 용무를 마치고 트래킹은 41달러을 요구하기에 카드로 지불하니 44달러을 받는다.

 

홀가분한 몸과 마음으로 포카라(Pokhara) 시내구경을 나서 이곳에 오기전부터 추천 받았던

한국음식점 '뚝배기집'부터 찾아나섰다.

숙소를 나와 호수쪽으로 걸어 올라가니 여행객들을 상대로 하는 상점들이 양쪽으로 줄지어 서있고 그쯤에서 부터 시작된 거리는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할 정도로 꽤나 큰 시가지를 형성하고 있다.

 

생각보다 서구적으로 꾸며진 카페들..음식점과 각종 기념품 판매점들..환전상..인터넷카페,여행사 등등이 이어지고 있었고 인도와 다른 것이라면 우선 등산에 관계되는 용품들이 많이 눈에 띄는 것이다.

 

몇번을 물어 찾아간 뚝배기집.. 생각보다는 크고 괜찮다.

 

 

이게 얼마만인지..삼겹살 1인분에 소주 1팩..산미구엘 맥주 1병..감격하며 취하고 싶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삼겹살을 먹고있는데 그들은 대부분 산악인이거나 장기 트래킹을 하고있는 듯한 복장과 그러한 화제들로 시끌 벅적하였다.

옆자리에는 나이 66세에 사진찍기와 등산을 취미로 한다는 분이 네팔 현지인 (셀파)에게 저녁을

사주면서 등반 계획을 의논하다가 나하고 합석이 되어 몇잔을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알고보니 이집 주인 내외는 군산출신으로 교육자부부로 이름나신 분들이라고 한다.

 

음식도 맛있고 고국의 그리움까지 겹쳐서 어느 입으로 어느 눈으로 들어갔는지..

마침 정전이 되어서 사진이 약간 흐리지만 여행중 처음으로 맛본 제대로 된 삼겹살..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걸어오다가 인터넷 카페에 들려 1시간동안 메일도 보고 클럽에 글쓰기도 하고...

인도에서 답답했던 인터넷이었는데 이곳에서는 글쓰기도 잘되고 속도도 제법 빠르다...

 시내구경도 더 하고싶고 이것저것 궁금하기도 하지만

내일은 아침일찍 일어나서 일출도 봐야하고 트래킹도 해야하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포카라(Pokhara)에서 1일 트래킹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해서 간단히 씻고 내려가니 운전사와 가이드가 대기하고 있었다.

5시에 호텔을 출발해서 40분 정도 달려간 곳은 Naudanda..

아직 해뜨기까지는 멀었고 가게들도 문을 안열었고..겨우 문 열어놓은 곳을 하나 찾아내어 셋이서 짜이 한잔씩 나누고는 운전사는 돌려보내고 가이드와 나만 남았다.  일출 포인트까지는 걸어서 10분정도...   폐사원같은 곳에서 동쪽만 바라보고 있는데 해는 보이지 않고 어느새 사방이 밝아온다. 구름이 끼어서 결국 일출을 보는건 실패했다. 

 

떠오르는 햇살이 눈부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6시 30분부터 가이드와 단 둘이 트래킹을 시작하였다.

가이드 이름은 지피(G.P.)   나이는 30세쯤..시내에서 와이프와 함께 옷가게를 하면서 자신은 트래킹 가이드를 겸한단다..영어를 구사할 줄 알고..내 짐을 들고 포터겸 가이드로 함께 한다.

 

 

트래킹 코스 설명

 

네팔 '포카라'는 등산과 트래킹을 하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 A코스는 트래킹에만 21일이 소요되면 제일 높기는 5416m를 넘어간다.

- B코스는 8일이 소요되며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와 마차푸차 베이스캠프(MBC)를 거치는

  데 높이는 4,095m가 된다.

- C코스는 하루 (반나절)코스로 내가 걸어본 트래킹 코스인데 비록 전문가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반인들이 선호하는 코스로 호텔에서 차량으로 나우단다(Naudanda)까지 이동해서 

  일출 을 지켜본후에 1500m 높이 정도의 산길을 약 6-7시간동안 걸어오는 코스이다.

 

트래킹 중간에는 네팔 사람들 사는 부락을 통과하기도 하면서 멀리 안나푸르나 남봉 (Annapurna South)과 마차푸차(Machhapuchhre)를 바라 볼 수도 있고, 특히 많은 사람들이 즐겨오르는 사랑곳(Sarangkot)에서 포카라 전경도 내려다 본 후에 포카라 호수로 내려와서 숙소로 돌아오게 된다.

  

아직 완전히 밝지 않은 길을 출발하여 넘어가는데 마을 풍경이 전혀 낯설어 보이지는 않았으며 언듯보면 우리나라 시골과 비슷하다. 채마밭에는 푸성귀를 심어놓았으며 쌓아놓은 짚가리나 외양간에 있는 소, 염소들..그리고 농부가 우유짜는 모습..

이른 아침인지라 아마도 밥짓는 준비중인지 집집마다 부산한 움직임이 엿보이고 공동수도마다 물긷는 아낙들이 보인다.

 

나우단다(Naudanda) 초입의 마을 풍경

 

 처음 만난 두사람은 모자이거나 남매인 듯..짐을 나르는 모습이 특이하다.

대나무로 짠 둥근 통을 도코(DOKO)라고 하는데 그 몸체에 끈을 연결해 머리로 지탱하는 방식으로 짐을 나른다. 심지어는 도코없이 짐꾸러미를 직접 끈으로 묶어서 머리에 걸기도 한다

 

 이 장면은 네팔의 농촌에서 매우 흔하게 보는 장면이다.

일종의 겨우살이 준비인데 겨우내 동물들, 특히 소가 먹을 볏가리를 쌓는 모습이다.

왼쪽 아저씨가 올라간 곳은 이미 볏가리가 완성된 것이고   오른쪽 아이가 소를 모는 곳은 볏가리를 쌓는중이다. 이렇게 소 여러마리가 함께 밟아주므로써 잘 쌓을 수있고 겨우내 맛도 있다고 한다.

 

 네팔의 농촌풍경..우리와 비슷한 정감어린 모습들이다.

 

 

외양간에 있는 건 소가 아니라 물소인 버펄로였다. 소보다 우유가 많이 나와서 키운다나..

 

산비탈에 일구어 낸 계단식 논..네팔은 산악 지형이지만  2모작을 한다.

 

이건 제주도에서 보던 것 아닌가?  이곳에서는 동물들이 드나드는 걸 막기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닮을수가..신기하다.

 

 공동수도에서 물긷는 아침풍경이 정겨워 보인다..

 이 수도시설은 정부나 NGO에서 설치해 주었으며 무료로 사용한단다..

 

제주도 물허벅이 연상되는 모습..아침 일찍 물긷는 건 아낙들 몫이다..

 

이렇게 네팔 주민들 삶을 가까이서 보며 들으며 만져보며...대화도 나누고 사진도 찍으며 걸어갔다.

가다가 숲속 한적한 곳에서 볼일도 보고..그리 가다보니 대략 7시 30분쯤 되어 아침을 먹기로 하였다.

(트래킹 비용에 아침, 점심 식대 포함)

 

시골 마을이지만 트래킹 다니는 관광객들을 위하여 곳곳에 식당과 게스트하우스가 보인다.

비교적 깔끔한 집을 하나 골라서 오물렛 팬케?과 밀크 한잔을 주문해서 먹었다.

 

아침 먹은 식당..농가 부업..

 

 팬 케? 오물렛과 밀크 한잔..담백한 맛이다.

 

 시아버지가 서있고 아낙이 요리 중간중간에 아이를 달래는 모습..

  아이가 놀고있는 요람이 재미있다. 줄로 매어놓고 흔들어준다..

 

나를 보고 외지인이라고 몰려든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니 참 좋아한다.

 

간단한 아침식사 겸 휴식을 가진뒤에 다시 길을 나서는데 갑자기 가이드가 저기를 보라고 (Look !) 소리친다.마을 주택 너머로 멀리 보이는 풍경은 그리 다른 점이 없는데 하며 의아한 눈으로 다시 바라보니

저멀리 하늘위에..그렇다 하늘 위에 무언가가 떠 있다. 하늘 위에 저혼자 두둥실 떠있는 거대한 산봉우리..

안나푸르나 남봉 (Annapurna South)과 피쉬테일 (Fish Tail) 이라 불리우는

마차푸차(Machhapuchhre) 봉우리다..

 스프라이즈!!! 그 것은 놀라움 그 자체이다.

산이 저렇게도 보일수 있다니..믿을 수가 없었다.

하늘 높은 곳에 불쑥 봉우리만 떠있는 장엄한 산..늘 보아왔던 푸른 산이 아니라

백색의 차가운 모습..섬?할 정도로 예리한 산봉우리이다.

사진을 찍어봤지만 실제 눈으로 보는 것만큼 실감나게 나오지를 않는다.

아무튼 내생애 처음으로 만난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7천미터라면 도대체 얼마나 높은 것인가?

 

 아래 사진을 무심코 보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구름이 살짝 깔려 있을뿐..그런데 그 구름위를 보면 뾰족한 무엇인가가 보인다..

 바로 해발 6993미터..7천미터급 산봉우리 '마차푸차'이다.

 일명 '피쉬테일(물고기 꼬리)'라고 부르는 산이다.

 

 앵글을 맞춰보니 그 모습이 비로소 나타난다..흐릿해 안타깝다..

 

안나푸르나 남봉..

 

 

시시각각으로 구름이 몰려와 산을 가려 안타깝다.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 사진 몇장 더..

  구름 낀 날씨와 카메라 성능이 참 안타까웠던 순간들..앵글을 최대한 당겨보았다.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

 

마차푸차의 실체..피쉬 테일...물고기 꼬리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겠다.

 

포카라 시내 호텔에서 이렇게 바라 볼 수 있다는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안나푸르나 사우스의 일출..햇살을 받으면 황금색으로 변하는 신비로운 만년설이 쌓인 정상..

 

이런 장면.. 이런 광경을 볼수 있는 날은 1년에 며칠 안되며 그런 날이라 하더라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구름때문에 보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결국 내게도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잠깐 잠깐 보이는 가운데 구름에 의해 금방 가려지고 한참 기다려야 조금 보여주고.... 애를 태우고 바라보았다.

 

그중에서도 마차푸차는 신령한 산봉우리라고 하여 네팔 당국에서 어느누구의 입산이나 등산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유일하게 처녀봉(處女峰)으로 남아있는 산이라고 한다.

 

그렇게 보이다 안보이다 애를 태우는 가운데 드디어 사랑곳(Sarangkot)에 도착하니 10시쯤이다.

이름도 멋진 사랑곳.. 네팔을 찾는 사람들 누구나가 한번쯤은 올라보는 그곳은 TV송신탑이 있어 주요국가시설로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으며 입장료를 내고 올라가 전망대에서 포카라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사랑곳 전망대

 

 

전망이 좋다는 사랑곳에서도 구름 걷히기를 한참이나 기다렸으나 결국 실패..

이제는 사랑곳에서 발아래 내려다 보이는 포카라의 Phewa 호수까지 급경사로 하산하는 순서.

급경사라고 했지만 가이드 얘기는 네팔에서는 평지라고 부른단다.

 

내려오는 길도 경치가 좋고 풍광이 멋있다.

 

 

내려가는 길..

 

멀리 내려다 보이는 포카라 호수..

 

내려오면서 현지인에게 들은 얘기는 어제 일본여자 혼자 사랑곳 올라가다가 강도를 만나 살해당했다는..

그리고 우리와 마주친 서양인 남자 2명, 여자 1명..엄청나게 큰 배낭을 짊어지고 올라오는데 그게 패러글라이딩이란다.  이렇게 힘들여 땀빼고 올라와서 패러글라이딩으로 포카라 하늘을 날아다니면 진짜 짜릿한 쾌감일거다.

 

그렇게 이야기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평지에 다다라 호숫가를 거닐고 있다.

들판에서는 가을걷이를 마치고 겨우살이 준비가 한참이다.

 

 

곡예 부리듯 볏단을 싣고가는 경운기..

 

시내로 들어서서 점심은 한글로 '홍금보 식당'이라 써있는 현지인 식당에서 김치 볶음밥을 시켜

먹었다. 맛은 별로이고 반찬도 없고 그저 한식이 반가웠다고나 할까?

 

이렇게 해서 아침 5시에 출발한 하루 트래킹이 점심식사까지 하고 오후 1시 30분쯤 끝났다

대략 7시간 이상을 걸었더니 다리가 무겁지만 즐거웠던 하루였다.

 

출처 : 공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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