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있을 것 같아
이효녕
추억이 아쉽게 깔린 단풍진 길
오늘 밤은 한 점의 구름으로 떠돌며
내 홀로 그리움 한 짐 지고
그대가 있을 것 같아 걷습니다
그립던 날들이 낙엽으로 쏟아져
내 가슴에 스스로 안기고
당신의 속삭임이 꿈처럼 밀려오면
물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이름
비처럼 쏟아져 가슴을 적십니다
묵묵히 한 발자국 옮길 때마다
사랑의 추억은 그림자로 고이고
창백하게 깜박이는 가로등 하나
오지 않을 누군가를 기다리는지
다리 아픈 나를 빈 벤치에 앉혀 놓고
지친 불빛으로 희미하게 흔들립니다
내 그리움 하나 넉넉하게 지니지 못해
낡은 추억의 페이지를 넘기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아직 거기에 있을 것 같아
발을 꽁꽁 묶어놓고 찾지 않으면
영영 잃어버릴 것 같아
오늘 밤도 무거운 그리움 한 짐 지고
절룩거리며 외길을 밤새 걸어
한 밤을 꼬박 지새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