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며느리밑씻개 같은 고약한 이름도 있지만.....
그런데 이 꽃에 붙여진 할미꽃은 참 마음이 아프다.
고개숙인 모습하며 하얀 솜털들이
마치 나이든 할머니를 연상하여 붙여졌겠지만 말이다.
그 할미꽃이 하필이면 이 추운 날 일찍도 피어났다.
세파의 찌듦에 좀 늦게라도 피어나지 참 바보같다.
하기사 우리네 부모님 모두가 다 바보지만...............
할미꽃
할머니네 집은 싫어
할머니네 집엔 벌레도 많고
비만오면 이상한 냄새가 난단 말야
할머니도
싫어
할머니는 하루종일 텔레비젼만 보구
맨날맨날 같은 욕만 한단 말야
할머니는 날 적부터 할머닌 줄만
안다
혹여 더욱 설레일까
발그스레 윤기 흐르는 볼을
차마 바라보지도 못하였음에야
어쩌면
가난한 자리에
서도
복성스레 푸른 꿈이 기운찼음에야
눈을 감기도 전 닿는 기억이련만
하얗게 부서지는 햇살아래
무명의 무덤가
세월을 구부려 필 뿐
빈 웃음 한번 지을 뿐
( 꽃편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