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 눈부신 흰 눈이 온 세상을 뒤덮는 광경을 꿈꾸고 있을
때였습니다. 소녀의 창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소녀는 일어나서 창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창 밖에는
하얀 꽃을 한아름 안은 천사가 서 있었습니다. “나는 순결의 천사입니다.” 천사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습니다. “나는 천사의
사명으로 이 세상의 순결한 처녀를 찾고 있답니다. 당신이야 말로 참으로 순결하다고 생각하고 나는 이 지상에
내려왔습니다.”
말을 마친 천사는 소녀에게 한 개의 씨앗를 주었습니다. 이 씨앗이야말로 천사의 정원에만 있는, 지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소녀는 꿈같은 생각으로 이 씨를 흰 화분에 심고 정성껏 물을 주었습니다. ·얼마 후 싹이 나오자 소녀는
싹을 조심스럽게 땅에 옮겨 심고 잘 자라나기를 빌며 보살폈습니다. l년이 지나자 나무는 크게 자라서 크고 아름다운 꽃들을 피웠습니다.
꽃이 어찌나 아름다웠던지 사람들은 가데니아가 소중히 여기는 순결의 영혼이 아닌가 여길 정도였습니다. 소녀는 말할 수 없는 행복에
잠겨서 이 꽃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천사가 나타나 가데니아에게 말하였습니다. “가데니아!
그대가 키운 꽃은 이제부터 이 땅에서서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오. 그리고 또 그대가 꿈꾸는 순결한 사람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데니아는 놀라서 천사에게 물었습니다. “천사님! 나의 남편이 될 만한 순결한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요. 어떤 사교계에 가 보아도
제가 꿈꾸어 온 남자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자 천사는 미소를 지으며 가데니아에게 말하였습니다. “내가 바로 그 사람이오"
말을 마친 천사는 놀랍게도 갑자기 아름답고 늠름한 청년으로 변하였습니다. 가데니아는 뜻밖에 일어난 일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저 청년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흰색의 꽃 빛과 향기 속에서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로 쳐다보고만 있었습니다. 후에
사람들은 그 씨에서 자란 나무의 꽃을 가데니아꽃이라고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