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가실 제 달 뜨면 오마시더니 달은 떠도 그 임은 왜 안 오실까 생각해
보니 아마도 임의 곳은 산이 높아 뜨는 달 늦은가
보다
郞去月出來 月出郞不來 相應君在處 山高月出遲
지은이 : 능운(凌雲). 참 고 :
상응(相應)―생각해 보니
內山里의 겨울 (52×97㎝)玉屛취선마을
하늘은 물이런 듯 맑고 달빛도 푸르구나지다 남은 잎에 서리가 쌓일 때긴 주렴 드리우고 혼자서 잠을 자려니병풍의 원앙새가 부러웁네洞天如水月蒼蒼
樹葉蕭蕭夜有霜十二擴簾人獨宿玉屛還羨繡鴛鴦지은이 : 취선(翠仙). 호는 설죽(雪竹) 김철손(金哲孫)의 소실.참 고 : 십이상렴(十二擴簾)―긴 발을
뜻함
魯家村
(57×88㎝)
離別
일지홍
말은 다락 아래 매어 놓고 이제 가면 언제나
오시려나 은근히 묻네 임 보내려는 때 술도 떨어지고 꽃 지고 새가 슬피
우는구나
실버들 천만 가지 문 앞에 휘늘어져서 구름인 듯 인가를 볼
길 없더니 문득 목동이 피리불며 지나간다 강 위에 보슬비요 날도 저물어
가누나
千絲萬縷柳垂門 綠暗如雲不見村 忽有牧童吹笛過 一江烟雨自黃昏
지은이 : 죽향(竹香). 호는
낭각(琅珏). 평양 기생. 참 고 : 연우(烟雨)―아지랑이가 낀 것처럼 내리는
비
頭甸村 막다른 골목길
(57×88㎝)
秋月夜
추향
노를 저어 맑은 강 어귀에
이르니 인적에 해오라기 잠 깨어 날고 가을이 짙은 탓인가 산빛은 붉고 흰 모래엔 달이
둥글다
移棹淸江口 驚人宿驚飜 山紅秋有色 沙白月無痕
지은이 :
추향(秋香)
白沙村
(57×88㎝)半月
황진이
崑崙의 귀한 玉을 누가 캐어 織女의 얼레빗을 만들었는가 오마던 임 牽牛 안
오시니 근심에 못 이겨 허공에 던진 거라오
誰斷崑崙玉 裁成織女梳 牽牛一去後 愁擲碧空虛
지은이 :
황진이(黃眞伊). 중종 때 기생.
寺谷
會鶴里 (47×69㎝)
秋雨
혜정
금강산 늦가을 내리는 비에 나뭇잎은
잎마다 가을을 울리네 십년을 소리없이 흐느낀 이 신세 헛된 시름에 가사만
젖었네
九月金剛蕭瑟雨 雨中無葉不鳴秋 十年獨下無聲淚 淚濕袈衣空自愁
지은이 : 혜정(慧定).
여승(女僧). 참 고 : 가의(袈衣)―중이 입는 옷.
三成里 江邊 (53×97㎝)
어이 얼어 자리
한우
어이 얼어 자리 무슨 일로 얼어 자리 원앙 베개와
비취 이불을 어디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녹아서 잘까 하노라
어이 얼어 잘이 므스 일 얼어 잘이 鴛鴦枕
翡翠衾을 어듸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비 맛자신이 녹아 잘* *노라
지은이 : 한우(寒雨). 조선 선조 때 임제(林悌)와
가까이 지내던 평양 기생.
西雙版納湖畔
(47×68㎝)長霖
취연
열흘이나 이 장마 왜 안 개일까 고향을 오가는 꿈 끝이 없구나 고향은 눈
앞에 있으나 길은 먼 千里 근심 어려 난간에 기대
헤아려보노라
十日長霖若未晴 鄕愁蠟蠟夢魂驚 中山在眼如千里 堞然危欄默數程
지은이 : 취연(翠蓮). 자는
일타홍(一朶紅). 기생 참 고 : 장림(長霖)―긴 장마 중산(中山)―지명. 사랑하는 임이 있는 곳, 또한 고향
水海子村
(47×68㎝)晩春
죽서
꽃이 지는 봄은 첫 가을과 같네 밤이 되니 은하수도 맑게 흐르네 한 많은
몸은 기러기만도 못한 신세 해마다 임이 계신 곳에 가지 못하고
있네
落花天氣似新秋 夜靜銀河淡欲流 却恨此身不如雁 年年未得到原州
지은이 : 죽서(竹西). 철종 때 사람.
서기보(徐箕輔)의 소실
安東 李陸史마을
(45.5×68㎝)
履霜曲―작자 미상
비가 내리다가 개고 눈이 많이 내린 날에 서리어
있는 수풀의 좁디좁은 굽어돈 길에 다롱디우셔 마득사리 마득너즈세 너우지 잠을 빼앗아간 내 임을 생각하니 그러한 무서운 길에 자러
오겠는가? 때때로 벼락이 쳐서 無間地獄에 떨어져 고대 죽어버릴 내 몸이 내 임을 두고서 다른 임을 따르겠는가? 이렇게
하고자 저렇게 하고자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망설이는 期約입니까? 맙소서 임이시여 임과 한 곳에 가고자 하는
기약뿐입니다
지은이 : 작자 미상
月影의 農家
(97×148㎝)河橋
연희
은하수 다리에서 견우직녀 이 날 저녁에 만나 옥동에서 다시 슬프게
헤어지네 이 세상에 이 날이 없었더라면 백년을 즐겁게
살아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