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에 충실하라”. 신혼 첫날밤, 시간은 더디 가고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호롱불 끄고 신부 옷을
벗기는데, 침 발라 뚫은 창호지 구멍으로 신방을 엿보던 사람들은 침만 꼴깍 삼키며 돌아갈 생각을 안 한다. 세상이 바뀌어 특별할 것도
은밀할 것도 없을 듯한 성 문화. 그러나 벌건 대낮에 하기에는 아직 얼굴이 붉어지는 性을 박물관에서 만났다.
잔을 비우면 야한
그림이 나타나는 술잔, 시집가는 딸에게 ‘자세’를 알려주던 야릇한 혼수품, 바람피운 여인에게 수치심을 줄 목적으로 만들어진 형틀 등은 보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제주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 내에 있는 세계 성문화 박물관에는 2000여 점의 다양한 성 묘사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원시시대부터 인도의 카마수트라, 각국의 춘화와 성애를 묘사한 희귀 조각품, 현대의 섹스용품 등이 망라돼 있다. 살아가는
모습 만큼이나 다양하고 기상천외한 세계 각국의 성 문화가 낯 뜨겁게(?) 펼쳐진다. 기사제공= 주간동아 글·윤융근 기자/
사진·신석교(프리랜서), 제주 세계성문화박물관
성에 관한 희귀 자료가 전시되어 있는
세계성문화박물관 내부.
일본 아이치현에서 매년 3월 열리는 풍년제 때 다산을 기원하는
행렬도구로 사용되는 10m 높이의 남근 가마.
고대 인도 성애 경전이자 교과서인
‘카마수트라’를 묘사한 벽면 부조.
시집가는 딸에게 어머니가 챙겨주던 중국 명·청 시대
혼수품.
겉모양은 평범한 장신구이지만 뚜껑을
열면 다양한 성 체위가 새겨져 있다.
시집가는 딸에게 어머니가 챙겨주던 중국 명·청 시대
혼수품.
세계성문화박물관
입구.
춘화.
정력에 좋다고 하여 중국인들이 즐기던
전족 모양의 도자기 술잔.
중국 청나라 때 간음한 여인을 벌하는 데 쓰인 말안장 도구. 간음한
여인은 두 손이 묶이고 발가벗겨진 뒤 남근이 삽입된 채 말을 타고 마을을 돌며 망신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