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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약산 한우산 억새/경남 밀양

☞여행·가볼만한 곳/국내·단풍.억새

by 산과벗 2007. 2. 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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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가 좋은산길-재약산, 한우산

재약산
억새풍광의 고전이자 전설



영남알프스의 재약산 사자평은 억새의 고전이자 전설로 꼽는 곳이다. 가을이면 이 고산 평원은 전체가 황금빛 억새로 물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물론 지금은 나무가 많이 자라 예전의 모습에는 비할 바가 못된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사자평 억새는 충분히 매력적인 가을의 볼거리다.

재약산 산행은 거의가 표충사를 기점으로 원점회귀형으로 이루어진다. 표충사에서 재약산~천황산 능선으로 이어진 산행로는 크게 여섯 가닥으로 나눌 수 있다. 표충사 아래 매바위 마을~필봉~천황산, 표충사~한계암~천황산, 표충사~진불암~재약산, 표충사~고사리분교터, 표충사~층층폭포~고사리마을터, 표충사~작전도로~고사리마을터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지루한 작전도로를 제외한 어떤 코스를 이용해 오르내려도 좋다. 다만 등행로와 하산로를 어떻게 잡든 사자평과 나란히 하는 재약산~천황산 구간은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영남알프스의 전형적인 풍광을 볼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11월 초순이면 재약산 단풍이 절정일 때다. 이 시기엔 표충사~진불암~재약산 구간을 거치게 잡는 것이 좋다. 진불암 근처의 기암봉 일대 단풍빛이 일품이다. 이 코스로 재약산에 오른 뒤 천황산 정상에 이른 다음 한계암이 있는 계곡길로 하산하면 단풍과 억새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 사자평 억새밭을 가는 등산객들.

진불암~정상~한계암 코스 산행은 표충사 매표소 지나 표충사에 이르기까지 멋진 활엽수림 길을 걷는 것으로 시작한다. 일주문 앞에 다다라 왼쪽의 내원암 방면으로 접어든다. 효봉(曉峰)대선사 천진보탑비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표충사 북쪽 산비탈을 가로질러 곧장 고사리분교터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보인다.

계속해 직진해 300m쯤 오르면 또한 길이 나뉜다. 여기서 오른쪽 내원암으로 올랐다가 나중에 왼쪽 한계암으로 내려오도록 코스를 잡는다. 길 오른쪽 저 안에 자리 잡은 내원암을 지나 300m쯤 더 오르면 ‘내원암 뒤 삼거리’다. 왼쪽 샛길은 천황산으로, 오른쪽 길은 진불암으로 이어진다. 오른쪽 길로 가다 계곡을 건너 갈짓자로 꺾이는 사면을 치고 오른다.

표충사를 떠난 지 2시간쯤 뒤 진불암과 고사리분교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다다른다. 진불암은 여기서 왼쪽 100m인데, 삼거리에서 고사리마을터쪽으로 향한다. 얼마 후 앞이 훤히 트이는 임도(작전도로)로 나선다.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작은 창고건물에서 임도가 끝난다. 창고 오른쪽 옆의 소로로 접어들어 능선을 따르노라면 오른쪽 저편에 억새밭이 보인다.

재약산 정상을 넘어 넓은 길로 곧장 직진하면 천황재다. 표충사에서 재약산 정상 지나 천황재까지는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천황재에서 천황산 정상까지는 약 30분 소요. 천황산에서 한계암쪽 하산길은 정상비석 서쪽 바로 옆으로, ‘←한계암 2.3km’ 팻말이 서 있다.



▲ 재약산 남쪽 사면의 억새밭과 등산객들.

내려서는 길은 한동안 숲속으로만 이어지다가 20여 분 후 비로소 지나온 능선이 모두 볼 수 있는 조망처에 닿는다. 이곳은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어 쉬어가기 좋다. 그 후로 한동안 답답한 급경사 돌길을 따라가다 약 30분 뒤 너덜지대에 이르러 또 다시 시원스런 풍경을 보여준다. 너덜겅 아래쪽에 시원한 나무그늘도 있어 한참 쉴 만하다.
그늘 진 시원스런 너덜길을 따라 내려가면 얼마 후 한계암에 다다른다. 암자 앞에서 돌다리로 계곡을 건너면 곧 왼쪽 저편 금강폭포 아래의 암반지대로 나갈 수 있다. 이곳 암반도 항상 등산객들이 쉼터로 애용하는 곳이다.

금강폭포 아래 암반지대에서 다시 등산로로 나와 바윗덩이를 평평하게 다듬어둔 길을 따라 내려간다. 20분쯤 걸으면 널찍한 길을 만나며, 곧 콘크리트 잠수교를 건너면 산행 시작할 때 거쳐 갔던 삼거리에 다다른다. 여기서 일주문까지는 10분 거리다.
표충사에서 출발해 내원암과 진불암을 지나 재약산에 오른 뒤, 천황산를 거쳐 한계암을 경유해 돌아오는 데 총 7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서울에서 자가용 차량으로 갈 경우 경부고속국도의 동대구 나들목에서 나온다. 그 다음 청도 지나 밀양쪽으로 가다가 밀양읍내와 반대편인 표충사 방면 24번 국도로 좌회전해 간다. 6.6km 더 간 지점의 삼거리에서는 오른쪽 길로 가야 한다. 표충사 가는 도로안내표지판이 길목마다 서 있다.

서울에서 밀양까지 바로 연결되는 버스편은 없으며, 대부분 경부선 열차를 이용한다.
서울~밀양(KTX 경부선) 서울역에서 1일 8회 운행하는 부산행 열차가 밀양에서 정차한다. 밀양까지 2시간30분 소요. 운임 39,700원.
서울역~밀양(새마을호·무궁화호) 05:50~23:00, 20분~1시간 간격으로 하루 24회 운행. 새마을호 4시간, 무궁화호 4시간50분 소요. 운임 새마을호 31,800원, 무궁화호 20,900원.
밀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표충사행 직행버스가 1일 23회(07:30~19:00) 운행. 40분 소요. 택시료 20,000원.

#숙박

표충사 입구의 토굴, 매바위 마을에 민박집이 많다. 매표소 바로 옆 북쪽 다리 건너 계곡 바로 옆에는 널찍한 공터와 평상을 갖춘 방갈로농원가든(055-352-1528)과 해동민박(353-1320)이 있다. 표충사 매표소에 다다르기 약 1km 전 도로 왼쪽에는 무료 대형 주차장을 갖춘 새로운 관광단지가 조성돼 있다. 이 단지에 숙박시설, 모범식당인 약산가든염소불고기집(055-352-7786) 등이 있다.

한우산
봄꽃 좋지만 가을 억새도 뛰어나

경남 의령의 한우산(寒雨山·764m)~산성산(山城山·741.4m) 능선은 가을이면 수려한 억새밭이 형성되는 곳이다. 한우산은 진달래와 철쭉빛이 곱고 선명한 봄산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5월 초 철쭉이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축제도 열린다. 하지만 11월의 한우산도 봄 못지않은 화려함을 자랑한다. 이 즈음 한우산에는 억새가 군락을 이루며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 한우산 가을빛과 정상부의 전망대.(윤재환씨 제공)

한우산은 본래 이름은 찰비산이다. 이는 ‘한 여름에도 찬 비가 내리는 산’이란 뜻의 순수한 우리말 이름이다. 이 뜻을 한자로 옮겨, 찰 한(寒) 자 비 우(雨) 자를 쓴 한우산이 되었다. 산 이름은 바뀌었지만 지금도 한우산 계곡은 찰비골로 부르고 있다.

한우산은 98년에 제작된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마지막 장면을 찍었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국민배우 안성기와 송옥숙씨 등이 출연한 이 작품은 전쟁 중인 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절을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몰락한 창희네 집 사람들이 달구지를 끌고 동네를 떠나는 마지막 장면의 지그재그로 난 산길과 계곡이 바로 한우산 찰비골에 있다.

한우산 억새는 정상에서 산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산성산 정상부 일대에 넓은 군락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의 억새는 정선 민둥산이나 밀양 재약산처럼 광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보기 좋다.



▲ 넓은 억새밭이 펼쳐진 산성산 정상부.(윤재환씨 제공)

억새 시즌에 한우산을 찾게 된다면 산성산을 먼저 찾는 것이 좋다. 벽계 마을 뒤 오솔길을 타고 산성산 북릉으로 오르는 코스는 거의 산책코스 수준이다. 경사도 완만하고 길도 넓어 걷기 편하다. 하지만 일단 주능선을 오르면 길이 좁고 가팔라진다. 마을을 떠나 1시간이면 산성산 정상부에 오를 수 있다.

정상에는 ‘산성산 741.1m’이라고 쓴 주먹만한 돌과 삼각점 외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다. 억새밭은 정상 일대의 능선과 서쪽의 완만한 산성터 일대에 넓게 분포되어 있다. 정상을 지나 남쪽으로 잠시 내려섰다가 숲을 지나 올라서면 또다시 억새밭이 펼쳐진다. 서쪽으로는 간간이 기암절벽이 나타나고, 그 밑 외초리 일대의 너른 들판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멀리 지리산의 웅장한 산줄기까지 더하면 더 이상 바랄 것 없는 조망이다.

한우산 산군의 실질적인 최고봉인 825m봉을 오르다보면 동쪽 지능선 위에 널찍한 주차장과 화장실을 갖춘 전망대가 보인다. 승용차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잘 정비된 임도가 이곳까지 이어진다. 관광객도 자가용 차량으로 산 꼭대기 부근까지 오를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다.



▲ 드문드문 억새밭이 나타나는 산성산 오르는 능선길.
평평하고 전망이 좋은 825m봉을 거쳐 잠시 내려서면 임도가 지나간다. 널찍한 공터가 형성된 이 장소에서 한우산 철쭉제 등의 주요행사가 열린다. 이 부근에서 보는 남쪽 조망이 시원스럽다. 가까이 솟은 의령의 진산 자굴산의 자태 또한 으젓하다. 임도를 지나면 산길은 비교적 평탄한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임도에서 15분이면 자굴산으로 능선이 갈려나가는 한우산 정상에 설 수 있다.

산성산에서 825m봉을 거쳐 임도까지 억새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큰 나무가 거의 없어 조망이 뛰어난 구간이다. 특히 일출과 일몰을 감상지로 최적이라는 평가다. 이곳은 지리산 천왕봉보다 일출 시각이 빠른데다 차량 접근도 쉬어 해맞이 장소로 인기 있다. 1월1일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임도에서 한우산을 거쳐 활공장까지 가는 길은 비교적 완만하다.

벽계 마을에서 시작해 산성산~825m봉~한우산~활공장까지는 3시간 반이면 주파할 수 있다. 여기서 찰비골을 통해 1시간만 내려서면 출발지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 좀더 뻐근한 산행을 원하는 사람들은 활공장에서 주능선을 타고 계속해 북쪽으로 진행한다.

능선 중간의 753m봉에서 716m봉까지는 목가적인 풍경의 초원지대에도 억새밭이 펼쳐진다. 716m봉 이후 동쪽 능선으로 500m쯤 간 뒤 북쪽의 백학동 계곡을 통해 벽계저수지로 내려선다. 이렇게 산성산과 한우산 능선을 모두 종주하면 총 14km에 7~8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능선에는 물이 없으니 식수는 산행 전에 충분히 준비하도록 한다.

교통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의령까지 1일 6회(07:30, 09:00, 10:30, 13:00, 15:00, 16:30) 시외버스가 운행한다. 4시간(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경유)~4시간40분(현풍 경유) 소요. 부산에서는 1일 17회, 진주에서 1일 14회, 마산에서 1일 31회 의령행 버스 운행. 의령 시외버스터미널 전화 055-573-2112.

의령에서 궁유면 소재지까지 시내버스 1일 9회 운행. 12:30 출발하는 벽지노선 버스가 벽계 마을까지 들어가지만 소요시간이 많이 걸린다. 궁유면 소재지에서 벽계 마을까지 택시료 6,000원. 전화 055-572-9511.

숙박
벽계관광지 내 민박집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김창식씨(055-572-7942), 김명환씨(055-572-7832), 김준규씨(055-572-1722) 등.
벽계저수지 아래 일붕사 입구에 식당 몇 개가 있다. 이 부근의 찰비골쉼터(055-572-9789)는 민박과 도자기 체험학습도 겸하는 곳이다. 매식도 가능하며 녹차수제비(4,000원)가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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