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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후산과 화순온천/전남 화순

☞여행·가볼만한 곳/국내·온천 산행

by 산과벗 2007. 2. 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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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후산 & 화순온천
중후한 산세와 장쾌한 조망이 일품

▲ 용문재에서 상봉으로 연결된 주능선. 뒤에 보이는 높은 봉우리가 모후산 정상.

모후산(母后山·918.8m)은 호남정맥의 중간쯤인 무등산 북쪽에서 갈려나간 지맥 상의 한 봉우리다. 온천산행지로 이 산을 주목하는 이유는 화순온천과 지척이라는 지리적 유리함 때문이다. 온천과의 거리만 따지면, 오히려 백아산과 안양산 등지가 더 훌륭한 산행대상지다. 하지만 모후산은 외부에 훨씬 덜 알려진 미지의 장소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전남 화순군과 순천시의 경계를 이루는 이 산은 우선 그 독특한 이름이 눈길을 끈다. 과연 어떤 산이기에 임금의 어머니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이 산 이름은 유래는 고려시대 공민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후산의 원래 이름은 나복산(蘿蔔山)이었다고 한다. 산 이름이 바뀌게 된 것은 공민왕 10년(1361년) 홍건적을 피해 나복산까지 피신한 왕이 이곳에 머물렀기 때문. 왕비와 태후를 모시고 내려온 왕은 이곳의 수려한 산세에 반해 1년간 머무른 뒤 개성을 탈환하며 난을 평정했다. 그 뒤부터 이 산을 황태후와 함께 난을 피했던 곳이라 하여 모후산이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모후산은 또 다른 이름이 있다. 지금의 이름과 비슷한 모호산(母護山)이 바로 그것. 이 이름의 유래는 조선시대 동복현감을 지낸 서하당 김성원이 정유재란 때 노모를 구하기 위해 순절한 역사적 사실이 배경이 됐다. 이후 나복산을 모호산으로 불렀다고 전하고 있다.
이처럼 산 이름의 유래가 여러 가지라는 것은 그만큼 이 산의 내공이 출중하기 때문이다. 덩치도 크고 산세가 험한데다, 지리적으로 요충지이기 때문에 6.25전쟁 당시 빨치산 전남도당이 유마사에 은거하면서 모후산과 백아산을 연계해 활동하기도 했다.

전설도 많고 역사도 깊은 산. 그리고 과연 그 이름처럼 귀하고 깊은 의미를 담고 있을까. 하지만 의외로 모후산은 화려함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 산줄기의 선도 묵직하면서도 단순해 안정된 모습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무게감이 모후산을 전남지역 명산의 대열에 올려놓은 주인공일 것이다.

모후산은 주변의 산들에 비해 유난히 높게 솟은 출중한 산세가 일품이다. 정상에 오르면 동복호, 주암댐의 푸른 물이 삼면을 감싸고 있는 독특한 풍광을 만날 수 있고, 멀리 무등산, 조계산, 백아산 등 호남의 산줄기가 조망된다. 눈을 들어 조금 더 멀리 보면 하늘과 맞닿아 어른거리는 득량만의 바다까지 볼 수 있다.

산행코스는 남쪽 계곡에 자리를 튼 유마사를 기점으로 발달되어 있다. 모후산은 10여 년 전만해도 한여름이면 산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인적이 드문 산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산행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조계종 제21교구 본사 송광사의 말사인 유마사(維摩寺)는 중국 당의 유마운이 창건했다는 고찰이다. 고려 때에는 8개 암자를 거느린 거찰로 당시 호남에서 가장 규모가 컸다고 한다. 6·25전쟁 때 불에 탄 것을 근래에 복원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유마사 앞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도로를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커다란 등산로 안내판이 세워진 갈림길에 닿는다. 이곳에서 왼쪽 길은 유마사 경내로 들어가는 길. 예전에는 유마사를 거쳐 산을 올랐으나, 지금은 이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계곡을 오른다.

대나무가 도열한 등산로를 따라 조금 오르면 본격적인 계곡길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산길은 수더분하면서도 편안하다. 크게 가파르지 않고 계곡의 수량도 적절해 듣기 좋은 물소리를 감상하며 오를 수 있다.

오름길을 따라 잠시 오르면 첫 번째 갈림길이 나타난다. 오른쪽 사면으로 난 길은 집게봉으로 이어진 급경사 등산로로 보통 하산길에 이용된다. 첫 번째 갈림길에서 10분 쯤 더 가면 두 번째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의 산길 역시 오른쪽의 뱀골을 거쳐 능선으로 연결된다. 이 코스 역시 하산길에 주로 이용한다. 모후산을 오를 때에는 산막골 계곡길을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산막골을 거쳐 막판의 급경사 너덜을 통과하면 넓은 헬기장이 펼쳐진 용문재에 닿는다. 이곳에서 오른쪽 능선을 타고 상봉으로 오른다. 용문재와 상봉 사이 능선에 곳곳에 솟은 바위지대의 조망이 뛰어나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주변의 경관이 세세히 드러난다. 동복면 유천리와 한천리 일대를 비롯해 동복댐으로 이어진 물줄기도 보인다.
정상은 용문재와 마찬가지로 넓은 헬기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방 어느 곳으로도 일망무제로 탁 트인 조망이 펼쳐진다. 주암호의 푸른 물과 득량만의 반짝이는 바다가 연출하는 풍광은 감동적이다. 날카로운 산줄기 위에 뜬 백아산과 육중한 몸매의 무등산 등 호남의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과연 호남지역에서 네 번째로 높은 봉우리다운 조망이다.

하산길은 북쪽의 유치재와 남쪽의 집게봉 방향으로 나 있다. 유마사 기점의 원점회귀산행을 계획했다면 남쪽의 급경사를 내려서 집게봉으로 향한다. 산죽과 잡목이 늘어선 능선길을 따라 40분쯤 가면 왼쪽의 뱀골로 길이 갈리는 중봉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유마사까지는 급경사의 능선을 통과해야 한다.

삼거리를 지나 계속해 남쪽 능선을 따라 가면 집게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의 집게봉에 다다른다. 이곳의 바위지대를 살짝 우회해 서쪽의 급경사 내리막을 통과하면 유마사 바로 위의 갈림길로 연결된다. 유마사에서 출발해 용문재를 거쳐 상봉을 오른 뒤, 남쪽 능선을 통해 집게봉을 경유해 유마사까지 돌아오는 코스는 약 6km로, 5시간 정도 소요된다.


화순온천
모후산에서 화순온천까지는 승용차로 약 30분 거리다. 유마사 입구 남계리에서 15번 국도를 타고 북쪽 사평리로 향한다. 국도를 따라 동복면과 북면 소재지를 거쳐 원리 삼거리에서 좌회전, 5분여 가면 옥리 온천단지에 이른다.
옥리 일원은 예로부터 분화구 속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목욕을 하면 병이 고쳐졌다 전하는 약수가 구설로 전해오던 곳으로, 1982년 지하 248m에서 수온 34~36℃의 온천수가 발견됐다. 1일 용출량 5,500톤에 이르며, 생체 활성효과가 있는 아연 성분과, 신경·심장기능을 강화시키는 라듐 성분, 그리고 피부병·만성관절염·간질환·외상 후유증에 효험이 있는 유황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의 현대식 시설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95년부터로 대형 콘도미니엄까지 들어선 복합온천리조트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금호화순리조트에는 온천, 사우나, 온천수영장, 식당 외에 교육문화시설과 다양한 놀이시설(드림피아) 등이 들어서 있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어린이 3,500원이고 입장권 1장으로 대온천탕, 사우나, 노천탕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수영장 이용시 별도로 1,000원을 더 받는다. 개장시간은 평일은 오후 7시, 토요일 오후 8시, 일요일 오후 7시30분까지다. 전화 061-370-5000.

교통
화순에서 벌교로 연결된 15번 국도로 24km쯤 가다 남계리 마을 입구에서 좌회전해, 4km 정도 가면 유마사가 나온다. 입구에 작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화순 군내버스가 남계리까지 운행한다. 광주 광천종합터미널 앞에서 출발해 화순읍 군내버스터미널을 거친 뒤 남면 사평리를 경유 남계리까지 왕복한다. 광주에서 남계리까지 1시간30분 소요.
숙박
화순온천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산행지인 남계리 입구의 유마산장(061-374-1608)과 모후산모텔(061-374-9080)에서 숙박할 수 있다. [자료 : 월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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