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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경북 영주

☞여행·가볼만한 곳/국내·사찰 답사

by 산과벗 2007. 3. 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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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부석사



경북 영주시부석면북지리,봉황산 기슭에 자리한 부석사(浮石寺)는 사시사철 여행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사찰 중의 하나이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해동 화엄종을 개종한 의상대사가 왕명으로 창건한, 화엄종의 발원지인 사찰이다.

부석사는 소개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아름다움과 무한한 깊이를 품고 있다. 부석사를 대표하는 것은 대웅전격인 무량수전과 뒤로 사과나무들을 거느린 은행나무길 그리고 안양루에서 바라보는 전경 등을 꼽을 수 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500m 정도를 걸으면 매표소와 일주문을 지나면서 은행나무길이 펼쳐 진다. 우리나라에는 곳곳에 큰 은행나무와 은행나무길이 많이 있지만, 부석사 은행나무길처럼 운치있는 길은 찾기 힘들다.

길의 폭이 은행나무와 잘 어울리는 넓이이고, 적당히 경사진 흙길 그리고뒤에 무량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기대감 등이 어우러져, 가을이면 이 길이 마치 극락의 진입로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사실 부석사의 은행나무들은 그렇게 큰 편도 아니고 중간중간 다른 나무도 섞여 있어 샛노란 은행나무길을 기대한 초행자는 실망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 부석사의 보이지 않는매력이다.
은행나무 뒤로는 작은 사과 과수원들이 있어 가을이면 사과가 주렁주렁열린 모습도 볼 수 있다.
은행나무길을 따라 오르다 천왕문 못미쳐 왼쪽으로 부석사중수기념탑과 당간지주가 있는데, 당간지주는 보물 제255호로 지정되어 있다.
은행나무길의 끝에 천왕문이 있고, 천왕문을 지나면 범종각이 보인다. 부석사 경내의 다른 건물들처럼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고, 있어야 할 제자리에 단아하게 자리한 범종각이다.
범종각으로 곧장 지나기 전에 양쪽의 석탑과 오른쪽의 유물전시관을 보고 가자. 큰 볼거리는 아니지만 숨을 돌리기에 적당한 곳이다.
범종각 밑을 지나면 안양루(安養樓)가 나온다. 안양루 밑의 좁은 돌계단을 올라야 비로서 무량수전에 닿게 되는데, 대가람의 무량수전에 닿는 마지막 길을 이렇듯 좁은 누대 밑을 통하게 했다는 것이 더없이 절묘하다.
안양루를 지나면 국보 제18호인 무량수전(無量壽殿)이다. 무량수전은 부석사의 주불전으로 아미타여래를 모시고 있는데, 찰흙으로 빚은 소조상이며, 앉아 있는 좌상이라 흔히 소조여래좌상이라 불린다.
이 부석사 소조여래좌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되고 규모가 큰 소조 불상으로서 높이가 2.78미터, 머리가 0.91미터, 어깨 폭이 2.06미터이며, 현재 국보 제45호로 지정되어 있다.


무량수전은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졌는데, 안동 봉정사의 극락전이 더 오래된 목조건물임이 밝혀져 두 번째로 오래된 목조건물이 되었다.
불가의 건물들은 워낙 소실과 중창을 거듭해 건물의 연령을 어떤 기준으로 산정하는지를 정확히 몰라 두 건물이 얼마나 건립연도의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봉정사의 극락전은 규모나 형태면에서는 무량수전을 따르지 못한다.
이 무량수전은 우리나라 팔작지붕의 시원(始原)으로 알려져 있고, 주심포 기둥이 절묘한 배흘림기둥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그런 내용보다도 무량수전 오른쪽의 삼층석탑(이 석탑도 보물 제249호이다) 옆에서 무량수전을 바라보면 그저 '잘 생겼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건물이다.

무량수전 앞에 석등이 하나 있는데, 이 석등도 국보 제17호로 지정된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석등이다.
무량수전을 뒤로 하고 삼층석탑 옆으로 난 길을 따라 5분쯤 오르면 조사당이 나온다. 고려 시대의 건물로 국보 제19호이며, 조사당 안을 보면 삼면으로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이 벽화 역시 국보 제46호이다. 그러나 진짜 그림은 떼어내 범종각 아래에 있는 유물전시관에 전시되어 있고, 조사당에 있는 그림은 모사이다.
조사당 건물 앞에 유리와 철망으로 가려진 곳이 있는데, 이 안에 있는 나무가 '선비화'라 불리는 나무이다. 속설에 의하면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지팡이를 꽂아놓은 것이 나무가 되었다 하는데, 이 선비화의 잎을 달여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고 한다. 이런 속설 탓에 사람들이 마구 잎을 따가 유리와 철망으로 막아 놓았는데, 너무 철저히 막아 잘 보이지 않는다. 정식 학명은 선비화가 아니고 골담초라 하는데, 크기는 그리 크지 않다.

끝으로 부석사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부석(浮石)이란 이름은 우리말로 '뜬 돌'이란 뜻이다.
돌이 떠 있다라는 말인데, 실제로 무량수전의 왼쪽 뒤로 부석이 있다. 돌이 실제로 떠 있을 수는 없고 아래 돌과 틈이 벌어져 있다.
이 부석에 대해 말하려면 우선 선묘라는 여인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선묘는 중국 여인으로 의상대사가 중국에 있을 때 의상대사를 몹시 사모했다 한다. 그러다 의상대사가 고국인 신라로 돌아오자 바다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그 뒤 의상대사가 부석사 자리에 절을 지을 때, 이 자리를 도적들이 차지하고 있어 애를 태웠는데, 죽은 선묘 아가씨가 돌을 띄우는 영험을 보여 도둑들이 도망가다 이 자리에 부석사를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해서 절의 이름도 부석사가 되었고, 아직도 무량수전 오른쪽 뒤편에 선묘각이 있고, 선묘각 안에 선묘의 초상화가 있으며, 조사당 내에도 선묘의 초상화가 있다.

부석사의 입장료는 어른 1200원, 중고생 800원, 어린이는 550원이며, 주차료가 소형 3000원, 대형 6000원이다.  
 
교통
○ 자가운전
서울 ~ 경부(중부)고속도로 ~ 신갈(호법) I.C ~ 영동고속도로 ~ 남원주 I.C ~ 중앙고속도로 ~ 풍기I.C ~ 부석사 (소요시간 : 서울에서 3시간)
부산 ~ 경부(구마)고속도로 ~ 대구 ~ 중앙고속도로 ~ 풍기 I.C ~ 풍기 ~ 부석사 (소요시간 : 대구에서 2시간)
부석사로 가려면 풍기를 거쳐야 한다. 서울에서는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문막휴게소를 지나 원주 못미쳐에 있는 만종분기점에서 우회전하여 중앙고속도로로 접어든다.
중앙고속도로에서 현재 마지막 나들목인 서제천나들목을 나와 제천 방향으로 간다. 이 길은 단양으로 가는 5번 국도와 영월로 가는 38번 국도가 겹쳐 있는 구간이다.
제천 시내를 비껴가다가 영월과 단양으로 길이 갈라지는 사거리를 만나면 단양 쪽으로 우회전하여 5번 국도를 탄다(직진하면 영월, 좌회전하면 제천 시내이다). 이후로 계속 5번 국도를 달려 단양을 지나 죽령을 넘으면 바로 풍기다.
새로 뚫린 국도를 버리고 풍기로 들어가서 931번 지방도로(또는 부석사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하여 30~40분을 달리면 소수서원을 지나 부석사에 닿는다. 풍기부터는 부석사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
서울 경부고속도로 궁내동 톨게이트에서 약 3시간 30분~4시간 거리. 부석사 주차장에서 무량수전까지는 약 15분 정도 걷는다.


부석사는 글로 설명하기에 벅찬 사찰이다. 꼭 시간을 내서 가보기를. 절대 후회하지는 않는다. 사시사철 모두 좋지만 그래도 가을 부석사가 가장 아름답다. 노란 은행잎과 단풍, 그리고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석사는 경사진 터에 자리잡은 사찰이라, 매표소를 지나며부터는 계속 오르막길과 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리 경사도가 심하지는 않다. 부석사에 오를 때는 가능한 한 아주 천천히 걸을 것을 권하고 싶다. 주변을 모두 둘러보며 마음을 편안히 하여 보면 부석사의 정취를 가슴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량수전으로 유명한 부석사는 사시사철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부석사 한 곳만 찾아도 좋지만 인근 명소들과 연계해서 일정을 잡는 것도 좋다.
지금 부석사는 봄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고요히 들떠 있다. 청아한 목탁소리에 일상에서 굳은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진다.

[관련기사]
◆ 바람결에 퍼지는 풍경소리
지난 가을을 노랗게 물들였던 은행잎들은 온데 간데 없고 앙상한 가지뿐. 부석사로 가는 길, 버스에서 내려 산책로로 걸어 올라간다. 그간 많은 사람들이 오고갔던 터라 길은 훤하게 뚫려 있지만, 생각보다 오르기가 쉽지 않다. 야트막한 경사라도 도시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법. 하지만 산길도 아닌 산책로에서 숨을 헐떡이다니 그간의 일상이 왠지 부끄럽다.
길 양편으로 나물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1000년 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 앉아 있다. 아주머니 한 분이 물끄러미 바라본다. 하나 사서 가. 내려올 때 살게요. 어차피 길은 하나뿐이야. 아주머니들 뒤로 은행나무들이 줄지어 섰고 다시 그 뒤로 사과나무 과수원이 자리잡고 있다.

겨울, 산사는 고요하다. 메마른 가지 위를 날아가던 산새들도 잠시 날갯짓을 멈추고 바람결에 퍼지는 풍경소리만이 온 산에 퍼진다. 청아한 목탁소리에 굳어진 마음이 풀리는 듯하다. 눈이 녹고 초록이 생동하는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시간. 부석사는 지금 소리 없는 설렘으로 가득하다.

◆ 의상대사 사랑한 선묘 이야기
부석사는 삼국시대 명망 있는 고승 의상대사가 문무왕의 명을 받고 창건한 사찰이다. '부석(浮石)'은 글자 그대로 '뜬 돌'이라는 뜻. 이 이름에는 의상대사를 사랑한 선묘 아가씨의 애틋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설화에 따르면 의상대사가 절을 창건할 당시 도적들이 나타나 이를 방해했다고 한다. 그때 의상대사를 짝사랑했으나 결국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자살했던 여인 선묘가 용이 되어 나타났다. 그리고 커다란 바위를 들었다 놨다 하며 도적들을 내쫓았다. 결국 의상대사는 절을완성할 수 있었고, 절 이름을 '부석사(浮石寺)'라 지었다. 선묘는 이후로도 계속 이곳에 머물며 절을 수호했다고 한다. 지금 무량수전 옆에는 그녀를 기리는 '선묘각'이 마련돼 있다. 그 옛날 떠올랐던 돌이라고 하는 '부석'도 한 편에 자리하고 있다. 일주문과 당간지주를 지나 천왕문 아래에 도착하면 연속해서 계단을 만나게 된다. 부석사는 가람배치가 일반적인 사찰들과는 다르다. 평지가 아니라 경사진 지형에 위치해 있어 계단식으로 터를 닦아 놓았다. 그래서 천왕문에서 무량수전까지 오르려면 많은 계단을 밟아야만 한다. 무량수전은 부석사의 법당이다. 우리나라 한옥지붕 대표양식인 팔작지붕을 얹고, 가운데가 불룩한 배흘림기둥을 세워 균형을 잡았다. 석등을 앞에 두고 무량수전을 바라보면 아름답게 균형 잡힌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법당 안으로 들어서면 절을 올리는 신자들과 목탁을 두드리는 스님 모습들이 보인다. 대개 중앙에 불상을 두는 게 일반적이나 이곳에서는 서쪽에 아미타여래좌상을 놓았다.

◆신라 때부터 이름난 온천단지
백암산 동쪽 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백암온천은 부석사와 함께 둘러보면 좋은 온천마을이다. 신라시대 때부터 이름난 유서 깊은 온천단지로, 고려시대에 이미 온천욕탕이 마련되었다. 신경통, 류머티즘, 관절염, 피부병 등 각종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수원지는 모두 3개소이며 1979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종합온천장으로 발돋움했다.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유황온천으로 염화칼륨, 수산화나트륨, 수산화마그네슘, 중탄산철 등을 함유하고 있다. 온천욕을 한 후에는 몸을 닦지 말고 그대로 말려 온천 성분이 몸에 충분히 흡수되도록 하자. 식사 전후 1시간은 입욕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입욕시간은 5~10분 정도에서 시작해 조금씩 늘리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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