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리봉(761m)은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와 충주시 살미면 공이리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월악산 정상에서 서쪽 송계계곡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산이다. 산행은 송계리 송계 초등학교 맞은편 구례골을 경유하여 정상에 오른 다음, 북릉을 타고 송계3교 옆 황강영당으로 하산하는 코스와 황강영당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다.
▶ 황강영당코스 송계 3교를 건너면 만나는 황강영당,황강영당은 조선 영조 2년(1726년)에 창건되어 송시열, 권상하, 한원진, 권욱, 윤봉구 등의 영정을 모신 곳으로, 수암사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수암사는 수암 권상하(1641~1721)를 모신 사당이다. 수암은 송시열의 수제자로 기호학파의 지도자로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오늘날엔 매년 청명일에 한식제를 올리고 있다. 현재의 건물은 충주댐 수몰로 인하여 1983년 황강리에서 현 위치로 이전 건립한 것이다.이곳은 주차장도 제법 넓어 차세우기도 좋다.
황강영당에서 올려보면 주릉의 잘록이가 잘 보인다. 산길은 영강에서 큰길을 따라 100 여m 더 가다가 산자락의 과수원으로 이어지는 전선의 전봇대에서 시작한다. 과수원쪽으로 난 전선을 따라 쫍은 길을 올라서면 오두막이 있으며 오두막 뒤로 이어진다. 이 길은 슬그머니 오른쪽으로 돌며 오르다 널찍한 잘록이에 붙는다. 영당에서 잘록이까지는 30여분 걸리며 잘록이는 밭을 일구어도 좋을 만큼 넓으며 평평하고 옻나무가 많다. 수리봉은 여기서 계속 능성이를 타고 남으로 가면 된다. 큰바위덩이 오른편으로 길이 이어지며 층암으로 된 암릉 사이를 비집고 올라 뒤돌아 보면 나무 사이로 충주호의 푸른 물결이 보인다.
▶ 송계리 송계초등학교에서 서쪽 계류를 건너는 안경다리를 건너 왼쪽 징검다리민박과 오른쪽 자연산천민박집 사이로 난 길로 들어서면 구례골이다. 유난히 감나무가 많은 구례골 안으로 30분 거리에 이르면 합수점이 나타난다. 이 합수점에서 쑥대밭을 지나 자작나무군락 앞에 이르면 왼쪽으로 계류를 건너 지능선 위로 올라간다. 이 지능선을 타고 50분 가량 올라가면 수리봉에서 고무서리 방면 용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밟는다. 여기서 서쪽으로 발길을 옮겨 15분 거리에 이르면 산길은 오른쪽으로 휘어져 무명봉의 급사면을 횡단해 이어진다. 급사면을 통과하면 북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길에 닿는다. 주능선에서 아기자기한 암골미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능선길을 오르내리며 약700m 거리에 이르면 정상이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월악산이 웅장한 자태로 다가온다. 톱날처럼 날카로운 월악산 주능선 아래로는 송계계곡과 수리봉에서부터 흘러가는 구례골 계류가 합수되는 송계리가 샅샅이 내려다보인다.( 정상은 약 10 여명이 쉴수있는 터가 있다) 월악산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덕주봉, 용암봉, 만수봉, 용마봉이 마치 거데한 피라미드지대를 보는 듯하다. 특히 지척에 솟은 용마봉 등허리 너머로는 월항삼봉, 부봉, 마폐봉, 주흘산이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북릉을 탄다. 북릉으로 5분 거리에 이르면 이 산의 이름을 낳게 한 독수리바위가 나타난다. 날개를 펄럭이며 승천하는 독수리 그대로 빼어 닮은 독수리바위를 지나 1.5km에 이르면 낙엽송숲 아래 안부에 닿는다. 안부를 뒤로하고 5분 가량 오르면 충주호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암릉길을 걷는다. 암릉길을 따라 20분 거리에 이르면 또 다시 무릎을 치게 하는 장군바위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월악산 방면으로 수십길 단애에다 꼭대기에 리어카만한 머리돌이 얹혀 있어 마치 월악 정상을 향해 늠름하게 버티고 선 장군 모습 그대로다. 장군 바위를 뒤로하고 30분 거리인 참옻나무 군락을 지나 동쪽 계곡으로 내려서면 황강영당 주차장이다. 산행거리 약 9km로, 4시간30분 안팎이 소요된다.
이 산은 잘 알려지지 않아 사람의 왕래가 적어서 인지 5월이면 오름덩쿨에 하얀 꽃이 지천으로 피고 가을이면 누렇게 익은 열매가 탐스럽게 열려 등산객을 놀라게 한다. 뿐만 아니라 다래, 산머루를 비롯한 야생과일이 풍부하며 산나물도 많이 나 아담한 산세에 묻혀 더덕, 버섯캐는 재미가 산행의 기쁨을 더 해 줄 것이다. 돌아가는 길에 수안보에 들러 온천을 즐기며 산채식을 곁들이는 것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