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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白山, 덩치에 비해 가파르지 않고 위험한 길 적어 눈이 내린다/태백에 가야겠다/배낭 둘러메고 나서는데/등뒤에서 아내가 구시렁댄다/지가 열일곱 살이야 열아홉 살이야//구시렁구시렁 눈이 내리는/산등성 숨차게 올라가는데/칠십 고개 넘어선 노인네들이/여보 젊은이 함께 가지/앞지르는 나를 불러 세워/올해 몇이냐고/쉰일곱이라고/그 중 한 사람이 말하기를/조오흘 때다//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태백산 주목이 평생을 그 모양으로/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좋을 때다 좋을 때다/말을 받는다//당골집 귀때기 새파란 그 계집만/괜스레 나를 보고/늙었다 한다(정호승 시인 ‘태백산행’전문) 태백산(太白山·1566.7m) 하면 눈꽃산행을 흔히 떠올린다. 또는 새해 첫날 일출맞이나 봄철의 철쭉제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태백산이 5대 단풍명산에 든다는 걸 아는 이들은 적은 것 같다. 지난 15일 찾은 태백산은 이제 막 색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다음주말쯤이면 절정이 아닐까 생각된다. 정호승 시인은 겨울에 태백산을 찾은 모양이다. 태백산에서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 주목을 보면 ‘나이’가 하찮았을 법한데, 시인은 되레 늙음에 연연한다. 부쇠봉에서 태백산(장군봉)을 향해 가다 오른쪽에서 나타나는 4~5m는 됨 직한 주목을 만난다. ‘늙음의 미학’을 실물로 보는 느낌이 든다. 혹시 시인은 거기서 ‘태백산행’의 영감을 받지 않았을까…, 거기서 하찮게 느껴지는 세월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도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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