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석파 이문주
망설이고 있는 동안
떠나버릴 사랑일지 모릅니다
한밤중이 지나고 아침이 오면
아무런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안개처럼 홀연히 사라질지 모릅니다
달빛 걸린 나뭇가지에
바람이 앉아 있습니다
하얀 밤을 기다리게 하던 사랑은
아직까지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내 안에 머무는 이름
떠올리는 것만으로 너무 아픕니다
남아 있는 그리움위로 바람이 불더니
흔적이 지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잊지 못합니다
내 안에 머물러 있던 사랑이
그 사랑이 보냈던 미소를...
영영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