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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대로 소문난 불상 쟁탈戰..사건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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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과벗 2008. 6. 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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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대로 소문난 불상 쟁탈戰..사건의 진실은?>

(청주=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채무 변제를 위해 중국에서 구입한 석조불상을 채권자에게 준 뒤 그 불상이 '20억원을 호가하는 보물'이라는 뜬 소문을 듣고 조폭까지 동원해 채권자에게서 강제로 불상을 다시 뺏은 5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골동품 수집가 안모(56)씨가 지인을 통해 자영업을 하는 한모(54)씨를 처음 알게 된 때는 지난해 6월. 20여년 간 중국을 오가며 골동품과 유물 등을 수집하던 안씨는 당시 생활고에 시달리자 한씨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100만~300원씩 꾸준히 빌린 돈이 쌓여 빚이 4천여만원에 이르자 갚을 길을 고민하던 안씨는 큰 돈 들이지 않고 빚을 갚을 묘안을 짜냈다. 2006년 10월께 중국에서 800만원에 구입한 석조불상을 대물변제 형식으로 한씨에게 주기로 한 것.

안씨는 지난 1월께 "중국 내몽고의 옛 서고구려 지역에서 발굴된 것으로 거금을 들여 구입했다"고 말하며 금으로 도금된 97cm 높이의 불상을 채무 대신 받아줄 것을 한씨에게 제안했고 불상이 진짜라고 믿은 한씨는 의심 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한씨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공인 감정 대신 서울의 한 '야매' 골동품 업자에게 불상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고 업자로부터 불상이 '25억원을 호가하는 진짜 유물'이라는 깜짝 놀랄 만한 말을 들었다.

뜻밖의 횡재를 한 한씨는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이 사실을 전했고 이는 삽시간에 '수십억원대의 문화재급 보물이 떠돌아 다닌다'는 소문으로 변해 골동품 수집가들 사이에 퍼졌다.

이 같은 소문을 들은 안씨는 어떻게든 불상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15일 청주의 유명 폭력조직원까지 동원해 한씨를 협박한 뒤 기어이 불상을 다시 빼앗았다가 한씨로부터 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이던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안씨가 중국에서 들여왔다는 이 불상은 정밀 감정 결과 값어치가 거의 없는 모조품으로 드러나면서 최근 수개월 간 청주시내 골동품 수집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 사건은 결국 해프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경찰은 안씨와 폭력조직원 김모(46)씨 등 4명을 공동공갈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공범 3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골동품 업자들이 비싼 값으로 물건을 팔기 위해 종종 일부러 이 같은 뜬 소문을 퍼뜨리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선의의 피해자들을 막기 위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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