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혜통스님이 당나라에 있을 때였다. 스님은 고종의 딸에게 붙은 병마인 용을 쫓아내 병을 치료해 주었다. 그러자
용은 스님을 원망하여 신라에 가서 더 많은 인명을 해쳤다. 인명의 피해는 날로 늘어만 갔다. 그래서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정공은 이
사실을 혜통 스님에게 전했다. 화가난 스님은 곧 신라로 돌아왔다. 그래서 그 독룡을 다시 쫓아 버렸다. 이에, 용은 정공을
미워했다. ˝내가 가만 있을 줄 아느냐. 정공, 너에게 꼭 복수하고 말테다.˝ 용은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곧바로 버드나무로 변해
정공의 문 앞에서 자랐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정공은 무성한 버드나무를 몹시 좋아했다. 신문왕이 세상을 뜨자, 그 뒤를 이은 효소왕은
신문왕의 장례를 위해 길을 닦았다. 그런데 그 길 가운데를 정공의 버드나무가 가로막고 있었으므로, 관리가 이를 베려고 했다. 그러자 정공은
자기 목을 벨지언정 이 버드나무는 베지 못한다고 했다. 이에 몹시 화가난 효소왕은 정공의 목을 베고, 그의 집을 흙으로 묻어
버렸다. 이렇듯 정공에게 복수를 한 용은 기장산으로 들어가 웅신이 되어 백성을 더욱 괴롭혔다. 혜통 스님은 마음이 아팠다. 용이 백성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님은 그 산으로 가서 용을 달래고, 불살계를 가르쳐 웅신의 해를 막았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