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아주 의술이 뛰어난 의원 하나가 우리나라로 온다는 소문이 쫙 퍼졌습니다. 이 소문을 들은 길목의 마을
사람들은 이제나 오나 저제나 오나하고 매일같이 길로 나가 목을 빼고 그 의원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의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늘은 어디에서 머물렀으며 또 몇 사람의 앓는 목숨을 살려 냈다는 소문만 바람결에 들려올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 마을
사람들이 아침에 눈을 떠보니, 기막힌 이야기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온 마을 사람들이 목이 마르게 기다리던 바로 그 의원이 간밤에
그 마을을 그냥 지나쳐 버리 고 말았다는 거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실망이야 말할 수 없이 컸겠지요. 그들 중 몇 사람이 의원을
쫓아가 보았지만 허사 였습니다. 그들이 가 닿는 마을 사람들 역시 그 의원의 얼굴은 커녕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는 말만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일입니다. 그 의원이 타고 지나간 수레바퀴 자국에 이상한 풀이 돋아났는데, 그 풀만 먹으면 모든
병이 깨끗이 낫는다는 소문이 들렸습니다. 병이 있는 사람이 너도 나도 달려가서 모두 이 풀을 따서 달여먹었더니 과연 신기하게도 모든
병 이 씻은 듯이 낫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풀이 바로 질경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