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저녁
-김진항(金鎭恒, 19세기 초), 耳溪歸路-
雲樹重重落照斜 亂山靑映白茅家
운수중중낙조사 난산청영백모가
樵兒晩帶村狵下 一束春柴半草花
초아만대촌방하 일속춘시반초화
구름 나무 겹겹인데 저녁 볕 이윽하여
어지런 산 푸르게 초가집에 비치누나.
나무꾼 저물녘 삽살개와 내려오니
한 묶음 봄 나뭇단 반 너머 풀꽃일세.
구름 안개 자옥한 봄 숲 너머로
하루 해가 뉘엿하다.
어지러운 산자락엔 흰 띠로 얽은
초가집 한 채가 보인다.
둘레를 에워싼 푸른빛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어디선가 컹컹 개짖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후 나무꾼 아이는
지게 위로 가득 나무를 한 짐 지고
삽사리와 함께 산을 내려와
숲 속의 초가집으로 향한다.
지게 위엔 온통 봄꽃 천지다.
자료출처 鄭 珉 한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