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
-이현(1584-1637),-
危磴臨江高復低 行人過盡水禽啼
위등림강고복저 행인과진수금제
世間憂樂何時了 匹馬重來意自迷
세간우락하시료 필마중래의자미
강가 비탈 아슬해라 높고 낮은데
행인이 가고서야 물새가 우네.
세간의 근심 슬픔 언제 다하리
필마로 다시 오매 마음 심란타.
강 비탈을 끼고
아슬하게 오르락내리락 하는 길을 따라
옛집 찾아간다.
사람을 본 물새가 끼룩대던 울음을 딱 그친다.
저도 겁이 나는 거겠지.
내가 저만치 지나가자
그제야 마음이 놓인다는 듯 다시 제 울음을 운다.
세상 살며 지고 가는 근심과 슬픔도
늘 이 길과 같았다.
오르막 길 숨가쁘면 내리막길 나오고,
편한 길에 발이 익을 무렵 해선
다시 벼랑을 낀 고바위가 나타난다.
낯선 침입자에 가슴 쓸어내리던 물새처럼
전전긍긍 그렇게 살아왔다.
옛날 머물던 곳 다시 찾아오니
이곳의 세월만 먼지 속에 뽀얗게 쌓여있다.
이렇게 한번의 세월이 더 지나가면
나는 흙으로 돌아가 있겠지.
자료출처 鄭 珉 한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