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관악산의 봄산행(06.5.7)

☞산행기·산행정보/山·봄 산행

by 산과벗 2006. 5. 16. 14:06

본문

2006.5.7(일요일)
관악산에 올라 푸른 하늘 뭉게구름을 보았습니다.
비 온 뒤의 맑게 개인 날씨.
너무나 청명한 하늘이 오히려 서러웠습니다.

파란 하늘. 흰구름.
싱그러운 신록. 빛나는 햇살…….

하늘거리는 미풍을 타고 송홧가루 날리고
소나무의 푸른 향기가 생명의 물결처럼 소리 없이 그윽하게 퍼지면
그리움은 더욱 깊어 갑니다.

가만히 숨을 죽이며 눈을 감으면
향긋한 봄내음 타고 아름다운 추억이 살며시 다가옵니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해맑은 웃음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마음을.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별의 아픈 순간도 아련하게 다가옵니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매몰찬 찬바람에 잠 못 이루던 밤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기약 없는 슬픈 약속도.

떨림이 있습니다.
멍한 가슴에 기다림을 안겨 주고
왠지 모르게 가슴을 쓸고 가는 바람을 느낍니다

흰구름이 파란 하늘을 수 놓고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싱그러운 봄은 정녕 왔는가?

살랑거리는 봄바람은 나를 알지도 못하면서
어인 일로 감미롭게 불어와 마음을 뒤흔들어 미혹하게 하고

아지랑이 피어나듯이 아른거리는 그리움은
길고 긴 기다림의 시간으로 애간장을 끊나니.















호압사가 내려다 보입니다.
어리석은 중생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기에는 따가운 햇살 때문인지 너무 멀게만 느껴집니다.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보이며,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도 보이고,
관악산 기슭에 자리잡은 서울대도 보입니다.




물개 형상의 바위는 무심한 눈길로 세상을 바라보고
한 그루 철쭉은 바위틈에서 생명을 찬미하고 있습니다.











조국의 산야는 작고 보잘것없는 우리의 육신에 대해서도 뜨거운 가슴을 요구합니다.
그대!
기억하는가.
피 빛을 안고 피어나는 붉은 진달래 꽃잎 속에 스며있는 젊은 영혼의 순결한 죽음을!


2005.4월 촬영






학바위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천년의 간절함으로 변함없이 빛을 향하고
태극기는 펄럭입니다.
아 ~ . 나의 조국. 대한민국!




관악산의 푸른 모습에 눈이 부십니다.








저녁 햇살을 받은 텅 빈 과천경마장에도
황금 빛으로 반사되는 63빌딩의 높이에도
한강의 분수가 하늘로 치솟다가 하얗게 떨어지는 물줄기에도
시화호의 회색 박무(薄霧) 속에도 공허함이 가득합니다.








연주암의 저녁 예불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갈까마귀 허공을 배회하면서 돌아갈 집을 찾는데
빈 하늘을 바라보며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돌아가는 인생을 음미하며
자비!
나눔의 기쁨과 베품의 즐거움을 생각합니다.










놀이 지고 있습니다.




































황혼.
지는 해를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때 늦은 소쩍새 울음소리에는 기다림에 지친 애절함이 배어납니다.

산 위에 올라 어두워지는 세상을 바라보면서 가질 수 없기에 내려갑니다.
그리고 걷는다.
어둠 속으로 걷는다.

자신의 의지로 산에 가고
산에서 자연을 보고 우리를 느끼면서
주체적 자아로 거듭나는 산행을 꿈꾼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