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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제암산-사자산-일림산/철쭉산행

☞산행기·산행정보/山·봄 산행

by 산과벗 2006. 6. 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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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빛물결과 함께한 철쭉산행

 

-언제: 2006.05.12.

-어디를: 제암산-사자산-일림산

 

 

<철쭉평원에서>

 

올해는 유난히도 꽃피는 시기를 점칠 수 없습니다.

진달래도 그렇고 철쭉도 그렇습니다.

행여 비가 그칠까 하다가도 비 그치는 날이면 근무를 해야 하고

쉬는 날이면 또 비가 오더니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이번

에도 철쭉 시기를 놓치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는 사이 한 주를 보내고 말았습니다.
 

 

 

<제암산 철쭉평원에서>

 

오늘도 지리산으로 갈까 하다가 제암산 일림산의 철쭉의 꼬드김에 빠져

이곳에 오면서도 혹시 끝물이면 어떡하나 하고 생각을 하면서도

아직은 괜찮겠지 하면서 스스로 위안을 하면서 왔습니다.

이왕 산행을 하려면 호남정맥의 구간인 감나무재에서 시작하여

제암산과 사자산 그리고 일림산 산행을 하여 세 곳 모두의 환상의

철쭉 밭을 거닐고 싶었습니다.


<감나무재 들머리에서>

 

 

<작은산을 오르면서>
 

<산행시작>

이곳에서 산행은 오늘이 나에게는 3번째의 산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첫 번째 산행은 겨울 산행이었고 두 번째는 3년 전 철쭉산행이었습니다.

오늘도 3번째인 철쭉산행입니다.

감나무재는 등로 주위로 그때와는 사뭇 달라 보입니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 옵니다. 일순간에 송홧가루가 온 산하를 뒤 엎습니다.
 

<무등산이 아스라히 보입니다>
 

<웅치면의 신기리 벌판>
 

 <가야 할 제암산을 바라보며>

 

벌써 숲 속은 초여름입니다.

5월의 신록은 이렇게 하여 연 초록의 잎새로 온 산하를 물들이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봄비가 많아 초록의 짙음이 배가 된가 싶습니다.

제암산은 호남정맥의 한줄기로써 높지는 않지만 무등산에서 뻗어 내려오는

맥이 사자산과 일림산을 이어 한치재로 향하는 정맥의 일부분입니다.


 

<용치계곡을 바라보며>
 

 

 

<제암산>

3년 전의 모습과는 주변의 산행로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인위적으로 가꿔진 소공원을 지나는 곳까지는 시원스럽게 길이

뚫려있습니다. 이윽고 짙은 잡목 숲에 가려있어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가끔씩 펼쳐지는 좌측의 웅치면의 벌판이

결국 작은산 정상에서야 확 뜨인 조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천관산을 바라보며>
 

<천관산과(사진 위)무등산을 바라보며>
 

작은산부터 시루봉까지 연결된 자연미가 넘치는 주변의 철쭉은

만개를 넘어 이제 서서히 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그 사이로 바라다 보이는 조망이 맑은 하늘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행스런 조망이었습니다. 이윽고 95년 10월1일 호남정맥

종주 하던 중 이곳에서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은 산악인의

不忘碑(불망비)에서 그의 넋을 기립니다.


 

 

<임금바위와 신하바위를 바라보며>

 

제암산 정상을 다가설수록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임금바위와 신하바위 그리고 선바위가 보는 이의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인답니다. 잠시 후 호남정맥의 전망대라는 제암산 제암단에 올라섰습니다.

주변으로 펼쳐지는 조망은 아쉽게도 멀리는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무등산까지는 아스라히 조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와 잠시 지체한 후 자리를 비켜 섭니다.


 

 

 <가야할 사자산과 형제바위를 바라보며>

 

제암산 구간은 철쭉뿐 아니라 지금은 누렇게 말라 비틀어져 있지만

가을이면 억새군락지로써 또 한번 찾을 수 있는 코스이다.

이어서 곰재로 향하여 내려서다 보면 지능선상에 솟아있는

우의가 두터운 형제바위가 서 있습니다.

두 형제가 나무 하러 왔다가 바위에 미끄러져 매달려 있는

동생을 구하려다 결국 목숨을 잃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제암산 철쭉평원에서>

 

<철쭉평원에서>

아따 징그랍게 곱네

나 환장하것따

아낙네들의 외마디 비명입니다.

이윽고 곰재산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철쭉의 향연이 시작 됩니다.

곰재산에서 사자산으로 이어지는 철쭉의 파노라마는 환상 그 자체입니다.

만개한 철쭉이 한줄기 바람에 흔들려 꽃 물결 장관을 펼쳐 보일 때

내가 마치 신선이 되어 황국의 세계를 유영하는 것 같았습니다.

산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그 고고함과 안정감 속에서 나도

몰래 외마디 외쳐 봅니다.

아~~~


 

 

 

<사자산에서>

사자산은 사자가 하늘을 우러르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서쪽의 사자두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의 부드러움이야말로 어느 여인도 능선의 부드러운 곡선미를 따르지 못할 것 입니다.

곰재산에서 사자산 그리고 일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철쭉평원이 자그마치 12km가 넘는단다. 그 철쭉 밭 사잇길로 내가 걷고 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듯이 적당한 철쭉 밭 사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순간 얼굴이 달아 오르더니 연분홍 꽃물이 들고 말았습니다.


 

 

저녁 늦게 비가 온다는 예보를 알고 우의를 준비하지 못했는데 빗방울이

내립니다. 일림산의 철쭉을 포기 한 채 내려서야 할까 하는 마음도 섭니다.

그러나 잠시 마음을 다시 고쳐먹고 강행 하기로 합니다.

일단은 카메라를 간단한 비닐봉지로 쌌습니다. 그리고 비를 맞으면서

일림산을 향하여 내려 섭니다.


 

   

<골치산에서>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이슬비는 이내 멈추고 맙니다.

사자산에서 골치산을 거쳐 일림산 까지는 몇 번의 오르막을

반복 해야 합니다. 사자산 660고도에서 585고도까지 내려 서다가 다시 490까지 내려 서면서 또 다시 585고도까지 3~4번의 고도를 번갈아 오릅니다. 이 구간은 철쭉의 군락은 없지만 산행로는 정갈스럽게 다듬어져 있습니다.
 

 


 

 <일림산과 골치 사거리에서>

 

이윽고 일림산을 쉽게 오를 경우에는 용추계곡에서 올라오는

445고도인 골치사거리에 닿습니다.

주변에는 삼나무 숲으로 우거져 이국적인 맛이 느껴지고 얼마나 많은 산 객들이 찾아 길래 산행로가 반들반들 거립니다.

이제 또 다시 고도를 올라 섭니다. 넓은 산행로 주변에는 연분홍으로 수 놓은 철쭉이 나를 포근하게 반깁니다. 잔잔한 꽃 물결이 일렁이면서 춤을 추는가 싶더니 기어코 일림산 정상에서 남도의 소리판이 흘러 넘치는 것 같습니다. 보성 사람들의 애절한 한이 서린 서편제의 소리판을 들으며 감상에 젖습니다.
 

 

 

<일림산 철쭉>
 

<일림산>   

워메 내 얼굴에 연분홍 꽃물 들겠네

평일인데도 수 많은 아낙네들이 한마디씩 외쳐댑니다.

꿈꾸듯 황홀 감에 사로잡혀 꽃 터널 속에서 방향감각을 잃은 꿀벌마냥

윙윙거리면서 한마디 외치는 감탄사 속에서 여기저기에서 꽃밭을

진동시킵니다. 거대한 연분홍 모자를 쓴 일림산 상봉에 오르면 주위의

조망이 덩달아 시원스럽습니다. 크고 작은 다도해의 쪽빛바다의

섬들이 첩첩 능선을 이루고 사자산과 제암산 넘어 월출산과

천관산 그리고 고흥만의 팔영산이 내 손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아직도 끝을 내지 못한 듯이 정상의 시설물의

어지러움과 정상석이 없는 것으로 봐서 장흥군과 보성군이 이름의

명칭을 둘러싸고 갈등하는 모습에서 산꾼의 한 사람으로써

안타까움을 뒤로 하며 한치재를 향합니다. 

 

 

정상에서 뻗어 내린 뒤 8부 능선으로 이어진 철쭉 숲을 지나고 나면

군데군데 산죽밭이 나타납니다. 원래는 철쭉 군락지인데 이곳까지

산죽이 침범하여 철쭉을 도태시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조만간 인위적으로나마 산죽을 없애 철쭉을 소생시켰으며 합니다.


 

 

 

<한치재에서 바라 본 득양만의 쪽빛바다>

 

<한치재를 향하여>

회천면과 웅치면의 경계를 이루는 한치의 능선을 타고 한치재를 향하는

나의 발걸음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조금 전에 그 많던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한치재를 향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혼자 산행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여유로움도 있으련만 정녕 꽃 속에 파 무쳤던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이제 6시간의 산행을 접으면서

어떻게 보성까지 나갈까 생각을 해 봅니다.
 

 

 

 <하나로 산악회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한치재 거의 다 내려와 창녕에서 오신 산악회 회원들을 만납니다.

그들은 용추폭포에서 올라 한치재로 내려오는 중이었습니다.

한치재에 계신 기사님과 잠시 대화 후 이내 합승 해주실 것을 승낙 받습니다. 덕분에 순천까지 쉽게 올 수 있어 다행입니다.

이 산행기를 통해 기사님과 하나로 산악회 회원님께 감사 말씀 올리며 이만 산행기를 마칩니다.

 

                                   2006.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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