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상인시집서(錢塘勤上人詩集序)-소식(蘇軾) 昔翟公罷廷尉(석적공파정위) : 옛날 한나라의 적공이 정위 벼슬을 그만두자 賓客無一人至者(빈객무일인지자) : 찾아오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는데, 其後復用(기후부용) : 그 뒤에 다시 벼슬을 하자 賓客欲往(빈객욕왕) : 손님들이 다시 찾아오려 하였다. 翟公大書其門曰(적공대서기문왈) : 이에 적공은 그의 집 대문에 이렇게 크게 써 붙였다. 一死一生(일사일생) : 한 번 죽고 한 번 살아나 보아야만 乃知交情(내지교정) : 사귀던 정을 알 수가 있고, 一貧一富(일빈일부) : 한 번 가난해졌다 한 번 부해져 보아야만 乃知交態(내지교태) : 사귀던 실태를 알 수가 있고, 一貴一賤(일귀일천) : 한번 귀한 자리에 있었다가 한 번 천한 신분이 되어보아야 交情乃見(교정내현) : 사귀던 정이 드러나게 된다.” 世以爲口實(세이위구실) : 세상에서는 이것을 이야기 거리로 삼았었다. 然余嘗薄其爲人(연여상박기위인) : 그러나 나는 일찍이 그이 사람됨을 천박하게 보고, 以爲客則陋矣(이위객칙누의) : 손님들도 비루하기는 하나 而公之所以待客者(이공지소이대객자) : 적공이 손님을 대하는 방법도 獨不爲小哉(독불위소재) : 매우 졸열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다. 故太子太師歐陽公好士(고태자태사구양공호사) : 옛날 태사태사였던 구양수공은 爲天下第一(위천하제일) : 선비를 좋아함이 천하에서 첫째 가는 정도였다. 士有一言中於道(사유일언중어도) : 선비가 한 마디 말이라도 도리에 맞는 것이 있기만 하면 不遠千里而求之(불원천리이구지) : 천리를 멀다하지 아니하고 그를 찾아가서, 甚於士之求公(심어사지구공) : 선비들이 구양수공을 찾아가는 것보다 더욱 열심이었다. 以故盡致天下豪傑(이고진치천하호걸) : 그 때문에 천하의 호걸들을 모두 모아들여 自庸衆人(자용중인) : 용렬한 보통 사람으로서 以顯於世者固多矣(이현어세자고다의) : 세상에 유명해진 사람들이 진실로 많았다. 然士之負公者亦時有之(연사지부공자역시유지) : 그러나 선비들 중에는 구양수공을 배반하는 자도 가끔 있었다. 蓋嘗慨然太息(개상개연태식) : 그래서 일찍이 크게 한숨을 쉬면서 以人之難知(이인지난지) : 사람을 알아보기 어렵다는 것으로써 爲好士者之戒(위호사자지계) : 선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훈계가 되도록 했었다. 意公之於士(의공지어사) : 속으로 구양수공은 선비들에 대하여 自是少倦(자시소권) : 이로부터 약간 싫증이 났을 것으로 여겨졌는데, 而其退老於潁水之上(이기퇴노어영수지상) : 그가 영수가로 물러나 노년을 보내고 있을 때에 余往見之(여왕견지) : 내가 찾아가 뵈오니 則猶論士之賢者(칙유논사지현자) : 여전히 선비중의 현명한 사람에 대하여 논하면서 惟恐其不聞於世也(유공기불문어세야) : 오직 세상에서 그 이름이 알려지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계셨다. 至於負者(지어부자) : 자신을 배반한 사람들에 대하여서는 則曰是罪在我(칙왈시죄재아) : 곧 그것은 나에게 죄가 있는 것이지 非其過(비기과) : 그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翟公之客(적공지객) : 적공의 손님들은 負公於死生貴賤之間(부공어사생귀천지간) : 적공을 죽고 살고 또 신분이 귀하고 천한 사이에서 배반했던 것이고, 而公之士(이공지사) : 구양수공의 선비는 判公於瞬息俄頃之際(판공어순식아경지제) : 구양수공을 눈 깜작하는 잠깐 사이에 배반했던 것이다. 翟公罪客(적공죄객) : 적공은 손님들에게 그 죄를 돌렸으나 . 而公罪己(이공죄기) : 구양수공은 그 죄를 자기에게 돌리고 與士益厚(여사익후) : 선비들과 더욱 두터이 사귀었으니, 賢於古人遠矣(현어고인원의) : 옛 사람보다도 훨씬 현명했던 것이다 公不喜佛老(공불희불노) : 구양수공은 불교와 도교를 좋아하지 않았으나 其徒有治詩書學仁義之說者(기도유치시서학인의지설자) : 그 무리 중에서 <시경>과 <서경>에 대한 학문이나 인의의 이론을 공부한 사람이 있기만 하면 必引而進之(필인이진지) : 반드시 그를 끌어들여 밀어주었다. 佛者惠勤(불자혜근) : 부처를 받드는 중 혜근은 從公遊三十餘年(종공유삼십여년) : 구양수공을 따라 삼십여 년이나 노닐었다. 公嘗稱之爲聰明才智有學問者(공상칭지위총명재지유학문자) : 구양수공이 일찍이 그를 총명하고 재주와 지혜가 있고 학문을 갖춘 사람이며 尤長於詩(우장어시) : 더욱이 시를 잘 짓는다고 칭찬한 일이 있다. 公薨於汝陰(공훙어여음) : 구양수공이 여음에서 돌아가시자 余哭之於其室(여곡지어기실) : 나는 그의 집에서 곡을 하였는데, 其後見之(기후견지) : 그 뒤에 혜근을 만났을 때 語及於公(어급어공) : 이야기가 구양구공에 미치기만 하면 未嘗不涕泣也(미상불체읍야) : 눈물을 흘리며 울지 않는 적이 없었다. 勤固無求於世(근고무구어세) : 혜근은 본시 세상에서 추구하는 바가 없었고 而公又非有德於勤者(이공우비유덕어근자) : 또 궁양수공은 혜근에게 은덕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其所以涕泣不忘(기소이체읍불망) : 그가 눈물을 흘리며 울면서 잊지 못하는 까닭이 豈爲利哉(기위이재) : 어찌 이익 때문이겠는가? 余然後益知勤之賢(여연후익지근지현) : 나는 그런 일이 있은 뒤에야 더욱 혜근이 현명함을 알게 되었으니, 使其得列於士大夫之間(사기득열어사대부지간) : 만약 그가 사대부들 사이에 끼어서 而從事於功名(이종사어공명) : 공명을 다루는 일에 종사하였다면 其不負公也審矣(기불부공야심의) : 그가 구양수공의 바램을 배반하지 않았을 것이 확실하다 熙寧七年(희령칠년) : 희령 7년에 予自錢塘(여자전당) : 내가 전당으로부터 將赴高密(장부고밀) : 고밀로 떠나가려 할 때에, 勤出其詩若干篇(근출기시약간편) : 혜근이 그의 시 약간편을 내놓고 求予文以傳於世(구여문이전어세) : 내게 글을 써주기 바라면서 그것을 통하여 그 시들이 세상에 전해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余以爲詩(여이위시) : 나는 시란 非待文而傳者也(비대문이전자야) : 글을 통해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若其爲人之大略(약기위인지대략) : 그의 사람됨의 대략은 則非斯文(칙비사문) : 이글이 아니라면 莫之傳也(막지전야) : 전해질 수가 없을 것이라 여겨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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