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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여행지/쓸쓸함이 추억이 되어 맴도는 섬 -간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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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여행지 - 간월도
쓸쓸함이 추억이 되어 맴도는 섬 -간월도-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간월도를 찾았다. 비록 간월도에 내리는 노을의 붉은 빛은 볼 수 없었지만, 그곳의 분위기는 쓸쓸한 늦가을에 떠난 길을 충분히 보상해주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이것은 꼭 봐야한다’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낙조를 보지 못하면 어떠랴~ 떠난 그 곳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무궁무진한 것을...



[ 간월암 ]
서산 천수만을 끼고 있는 간월도는 원래는 섬이었다. 그러나 서산 AB지구 간척사업으로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육지가 된 섬이다. 간월도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간월암이란 작은 암자 때문. 무학대사가 토굴을 지어 득도하고 만공스님이 말년에 머물던 곳이다. 밀물 때는 바다, 썰물 때는 육지가 되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암자다. 하지만 지금은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고 있어 간월암에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간월도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일품이다. 바다인 듯, 호수인 듯 보이는 곳에 떠있는 간월암은 머리에서 쉬이 사라지지 않는 작은 풍경그림처럼 남아있다.

[[ 농지 ]]

[[ 간월포구 ]]
간월도를 겨울 여행지로 손꼽는 이유 중 하나는 간월도의 겨울은 낭만이 넘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쓸쓸함이 바람처럼 불어오지만 모든 사물들이 저마다 말을 걸어오기 때문에 결코 외롭지 않다. 간월도 부두에 그림처럼 떠 있는 배들은 그 곳의 낭만을 더해준다. 바로 음식점으로 사용되는 고깃배들이다. 제대로 맛이 오른 새조개를 맛볼 수 있다. 새조개는 속살이 새의 부리 모양으로 뾰족하다 해서 그렇게 불린다고. 특히 새조개 샤브샤브의 맛은 으뜸이다.

[[ 달 ]]

[[ 담벼락 ]]
또한, 간월도는 어리굴젓이 유명하다. 무학대사가 임금에게까지 진상했다고 하니 역사가 깊기도 하다.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 혀가 ‘얼얼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지어졌다는 얘기도 전해온다. 별미가 또 하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는 영양굴밥. 간월도 부두 인근에는 굴밥 간판을 내건 식당이 여러 곳 있다. 밥알이 고슬고슬하게 익은 돌솥밥과 그 안에 푸짐하게 들어간 굴, 양념장에 비벼먹는 굴밥은 천하의 일미.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딱이다. 아마도 먹거리가 푸짐해 간월도의 여행이 즐거웠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간월도 노을 촬영지로는 방조제에서 간월암 쪽으로 가는 입구가 좋다. 굴밥집이 모여있는 부근이다.



[ 방조제 ]
바다에 내리는 노을 대신 해질 무렵에 진가를 보여준다는 가창오리의 군무를 보기 위해 천수만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천수만의 가창오리는 11월말 경에는 남쪽으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한겨울에는 군무를 볼 수 없지만, 큰고니, 기러기, 황새 등 다른 겨울 철새가 많이 천수만을 차지하고 있다. 겨울 철새는 3월 중순까지 이곳에 머물며 겨울을 난다. 광활하게 펼쳐진 천수만 간척지는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간월호가 세계적인 철새도래지가 된 것은 넓은 호수와 논, 바다, 개펄 등 새들의 먹이 밭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낮 동안 물가에 앉아있던 가창오리의 움직임은 소리로 시작된다.




11월 중순에 찾았을 때 이곳에는 35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머물러 있었다. 그들의 울음소리는 자연의 합창소리와도 같다. 해가 지면 가창오리는 들판으로 이동해 먹이활동을 시작한다. 일제히 날아오르는 새들의 비상에는 힘이 넘쳐난다. 하늘에 그림을 그리듯 왕관모양, 도너츠 모양, 꽈배기 모양 등 다양한 형상의 춤을 춘 가창오리는 일제히 들판으로 날아간다.


반면 낮에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던 기러기들이 가창오리와 임무 교대를 한다. 가창오리가 먼저 이동을 하면 뒤를 이어 기러기들의 이동이 시작된다. 물가로 날아온 기러기들은 고단한 날개를 접고 휴식을 취한다. 너른 대지와 수많은 새떼 사이에 서서 자연의 위대함을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온 몸으로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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