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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천불동 계곡/강원

☞여행·가볼만한 곳/국내·계곡.폭포

by 산과벗 2007. 2. 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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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천불동 계곡



▲ 짙은 숲속에 형성된 거대한 암반을 타고 옥수가 흘러내리는 비선대.

설악산 천불동계곡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골짜기

예전에 '문닫이골'이라 불린 천불동(千佛洞)계곡은 ‘삼대독자는 들여보내지 말라’는 터부가 있을 만큼 험한 골짜기이면서도 설악산의 여러 등산로 가운데 가장 먼저 개발된 곳이다. 이는 역시 다른 어느 곳보다 수려한 풍광을 지닌 덕분이랄 수 있다. 비선대를 시작으로 문수담, 이호담, 귀면암, 오련폭포, 양폭, 천당폭 등 돌병풍을 양옆에 펼쳐놓은 골짜기 곳곳에 비경이 속출하고, 토막골, 설악골, 잦은바위골, 칠선골, 용소골, 건천골, 염주골 등 죽음의 계곡 직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지계곡이 방향을 틀 때마다 나타나면서 웅장함과 신비함을 과시하는 골짜기다.

골이 끝날 때까지 쉼없이 험난하지만, 안전시설물이 잘 설치돼 있어 설악의 여러 골짜기 가운데서도 가장 안전한 등산로에 속하는 천불동계곡은 비선대~마등령~백담사 길 이후 첫 동서 횡단로로 뚫린 이후 설악산에서 이용객이 가장 많은 등산로로 자리 잡았다. 외설악에서 대청 또는 내설악이나 남설악으로 넘어가거나, 또는 그 반대로 대청 능선을 넘어오는 등산객이라면 으레 천불동을 하산로로 삼기 마련이다.



계곡 절경은 양폭~천당폭 협곡에서 끝나

소공원에서 콘크리트길을 따라 40분쯤 가면 와선대를 지나 비선대로 접어든다. 그 사이 저항령 입구와 군량장을 지날 때까지만 해도 펑퍼짐한 골짜기는 와선대에 닿으면서 감탄사를 터뜨릴 정도로 풍광이 확 바뀐다. 온통 암반으로 바닥을 이룬 골짜기에 옥빛 계곡물이 흘러내리고 양옆에는 시커먼 암봉이 우뚝우뚝 솟아 절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비선대에 닿으면 이제는 고개를 치켜들지 않고는 일대의 자연을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웅장한 계곡이 벌어진다. 널따란 반석에 와폭과 커다란 소가 형성돼 있고, 그 옆에는 장군봉이 우뚝 솟아 있다. 공룡릉을 향해 뻗어오른 천화대 암릉 또한 절경이다.

아치형 철다리를 건너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은 금강굴 또는 마등령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왼쪽 길로 접어들면 곧 오른쪽으로 지계곡이 보인다. 세존봉쪽에서 흘러내린 토막골이다. 이후 천불동 계곡길은 지계곡과 만나는 지점을 지날 때마다 철다리가 나타난다. 첫번째 철다리가 설악골, 두번째가 잦은바위골 입구이며, 그 사이 눈길을 끄는 제법 넓고 깊은 소가 문수담과 이호담이다. 두 골짜기는 천하대를 비롯한 암릉 등반을 위해 공원 사무소에 허가를 받은 산행객들에 한해 입산이 허용된다.

잦은바위골 입구를 지나 턱을 하나 올라서면 이번에는 천불동을 가로지른 철다리가 나타난다. 골짜기 건너편 수직암벽을 병풍암, 다리를 병풍교라 부른다. 병풍교를 지나 10분쯤 걸으면 갑자기 골짜기가 답답해지고 길이 가팔라지면서 귀면암 안부로 올라선다.
귀면암은 이름 그대로 귀신 얼굴 닮았다는 암봉으로, 귀면암 안부에서 산길은 계곡 바닥으로 내려섰다가 왼쪽 산사면을 타고 올라선다. 이렇게 30분쯤 가면 지계곡인 칠선골을 가로지른 철다리를 건넌다. 화채봉쪽에서 형성된 칠선골 상단부에 위치한 50여m 높이의 폭포는 겨울철이면 빙벽등반객들에게 인기높은 빙폭이다.

칠선골 입구 다리를 건너 왼쪽 사면길을 따라 10여 분 걸어들면 골짜기 건너편에 용소골이 나타나면서 천불동계곡은 90도 각도로 방향을 틀면서 멋진 와폭을 보여준다. 와폭 5개가 연이어진 오련폭은 설악의 수많은 와폭 가운데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폭포다.

바위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오련폭 철다리를 지나면 계곡은 오른쪽으로 틀고, 철다리 두 개를 건너면 양폭대피소 앞이다. 양폭대피소는 겨울이면 많은 산악인들이 훈련 베이스캠프로 이용하는 곳으로, 사방이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넓게 터져 있어 전망이 좋지만, 대피소 시설은 매우 낡은 편이다.

양폭대피소에서 골짜기는 두 갈래로 나뉜다. 곧장 뻗은 골짜기는 음폭과 염주폭이 걸려 있는 염주골이다. 천불동 주계곡은 오른쪽으로 휘어진 다음 양폭을 오르면서 바위협곡으로 들어선다. 이어 천당폭을 올라서기까지 바위협곡 구간은 철다리가 잘 놓여 있어 좁은 협곡 안에 빚어진 폭포와 소를 마음껏 감상하면서 오를 수 있다.

천당폭을 지나면 수려한 계곡 풍광이 사그라들고 평범한 골짜기로 변하지만, 골짜기 양옆으로 치솟은 암벽은 무너미고개까지 줄곧 이어진다. 죽음의 계곡 갈림목에서부터 무너미고개까지는 가팔라 천불동 코스에서 가장 힘을 빼는 구간이다. 따라서 계곡탐방만이 목적이라면 천당폭 탐승으로 돌아서는 게 바람직하다(소공원 기준 왕복 6시간 소요).

무너미고개 고갯마루에서 오른쪽 산길을 따르면 공룡릉으로 접어들고, 왼쪽 길을 따르면 희운각대피소로 이어진다. 희운각대피소에서 소청까지는 가파른 능선길이지만, 외설악 일원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멋진 구간이다. 소청에서 중청까지는 중청 왼쪽 사면으로 길이 이어진다.

소공원~비선대 40분, 비선대~양폭대피소 2시간, 양폭대피소에서 희운각대피소까지 1시간30분, 희운각에서 소청까지 2시간, 소청에서 중청대피고까지 40분, 중청대피소에서 대청까지 30분 정도 소요된다.

준족의 경우 아침 일찍 소공원을 출발하면 천불동을 거쳐 대청봉을 넘어 오색으로 내려설 수 있다. 체력이 약한 사람은 역으로 산행하는 게 수월하다. 산중 숙박을 염두에 둔다면 다양하게 코스를 잡을 수 있다. 공룡릉이 목표라면 양폭대피소(전화 없음)나 희운각대피소(전화 없음)에서 묵도록 한다. 희운각에서 마등령까지 4시간 정도면 갈 수 있고, 이어 비선대는 2시간, 백담사는 3시간30분 정도 걸리므로 이튿날 하산까지 가능하다. 백담사에서 용대리까지 약 7km 구간은 셔틀버스가 다닌다(15~20분 간격 운행, 막차 18:00, 요금 편도 2,000원, 문의 백담분소 033-462-2554).

내설악으로 넘어가거나 서북릉을 타려면 소청대피소나 중청대피소를 이용한다. 중청대피소에서 서북릉을 거쳐 한계령까지는 4~5시간 정도면 가능하지만, 대승령을 거쳐 장수대로 하산하려면 일찍 서둘러야 한다.

교통
내설악 들머리인 설악동 소공원으로 가려면 일단 속초까지 진입해야 한다.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영동선(동부고속 02-535-3181), 동서울터미널(02-446-8000), 상봉터미널(02-323-5885),
수원 종합터미널(031-267-7800),
성남 시외버스터미널(031-781-86680),
춘천 종합정류장(033-241-0285),
강릉 종합정류장(033-646-8100),
대전 동부터미널(042-624-4451),
전주 공용터미널(063-272-0109),
대구 동부시외버스터미널(053-756-0017),
포항 시외버스터미널(054-274-2313~5),
부산 종합터미널(051-508-9966) 등지에서 속초행 노선버스가 다닌다.
속초시내에서 설악동행 시내버스는 수시로 운행한다.

숙박
중청대피소(1일 이용료 7,000원)는 인터넷 예약자에 한해 숙박이 가능하고,
나머지 대피소(5,000원)는 선착순으로 자리를 배정받는다. 중청대피소는 식수가 귀해 생수를 이용해야 하고, 컵라면을 팔지 않으며 즉석밥과 간식 등을 판매한다. 중청대피소 033-672-1708, 소청대피소 011-375-0401,
수렴동대피소 033-462-2576. 양폭대피소와 희운각대피소에는 전화가 없다.
설악동, 오색, 용대리 일원에는 민박, 여관, 호텔 등 다양한 숙박업소와 산채, 두부, 토종닭을 메뉴로 내놓는 식당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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