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산사로 가는 산길-운달산, 식장산/경북 문경

☞여행·가볼만한 곳/국내·사찰 답사

by 산과벗 2007. 3. 9. 15:09

본문

산사로 가는 산길-운달산, 식장산

운달산 김룡사
화장암·양진암·대성암 오가는 오솔길 운치 가득

사주팔자에 재운(財運)이 없어 세 끼 밥 먹기도 어려운 사람이 있다. 반대로 재운이 좋아 여유를 즐기며 여생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 팔자에 재운이 없으면 친구도 없다. 재운이 좋아 넉넉한 형편에 술도 잘 사면 자연스레 좋은 친구도 생기는 법이다. 산도 사람처럼 재운에 해당되는 좋은 사찰이 있으면 친구에 비유되는 탐방객들이 줄을 잇는 경우가 많다.



▲ 김룡사에서 대성암으로 가는 전나무 숲길.

경북 문경시에 있는 운달산(雲達山·1,097.2m)은 김룡사(金龍寺)가 있기 때문에 등산인들 발길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룡사는 문경읍에서 직선거리로 8km지만, 실제로 찾아가는 길은 점촌에서 호계면이나 산북면을 거쳐 약 20km가 넘는 거리를 돌아들어야 갈 수 있다.

운달산 산행코스는 운달계곡에 자리한 김룡사를 경유하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된다. 운달계곡 초입 버스종점에서 계곡 안 숲길로 10분이면 일주문인 홍하문에 닿는다. 홍하문을 빠져나가 100m 가면 삼거리다. 오른쪽 길 50m 위로 보이는 보장문(寶臧門) 안으로 들어서면 김룡사 대웅전 앞이다.

김룡사는 신라 진평왕 10년((588년) 운달조사가 운봉시(雲峰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 김룡사라는 이름은 조선조 문경부사였던 김 모라는 사람이 이 절에서 불공을 드리던 중 절 앞 용소에서 만난 용왕의 딸과 사이에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이의 이름을 용(龍)이라 지은 후 김룡사로 고쳐 부르게 됐다는 전설이 있다.

한 때 31본산의 한 곳으로 번창시에는 48동에 달하는 전각을 거느렸다는데, 현재도 30여 채가 남아 있다.



▲ 김룡사 일주문인 홍하문.

김룡사는 〈조선사찰전서〉의 저자로 불교학자인 퇴경당(退耕堂) 권상로(權相老·1879~1960) 선생을 배출한 사찰이다. 인조 27년(1649년) 설잠대사(雪岑大師)가 조성한 대웅전(문화재자료 제235호) 안에는 성균대사(省均大師)가 만든 후불탱화가 보존되어 있다. 또 하나의 걸작으로 고종 26년(1889년) 사증대사(四證大師)가 조성한 괘불탱(지방유형문화재 제303호), 죽은 사람의 생전사(生前事)가 비쳐진다는 거울인 업경대(業鏡臺) 등이 소장되어 있다.

김룡사에 딸린 암자로는 역대 선사들의 영정을 모신 화장암(華藏庵), 선방인 금선대(金仙臺), 대성암(大成庵), 양진암(養眞庵) 등 네 암자가 있다. 이 암자들은 모두 비구니 도량이다.

보장문을 나와 다시 삼거리로 나와 계곡 안길로 들어가면 아름드리 전나무 숲길로 들어선다. 전나무 숲길로 6~7분 가면 여여교(如如橋) 앞에 닿는다. 이 다리를 건너가면 대성암과 양진암으로 가게 된다. 다리에서 오른쪽 오솔길로 10분 가면 화장암 갈림길이 나오고, 왼쪽 길이 화장암으로 가는 길이다.

화장암 갈림길에서 오른쪽 주계곡 길로 35분 가면 합수점에 닿는다. 합수점에서 가파른 경사길로 20여 분 오르면 정상 북동릉인 장군목을 밟는다. 장군목에서 왼쪽 북동릉 길로 40여 분 오르면 운달산 정상이다.

하산은 남릉으로 10분 거리인 헬기장에 이른 다음, 헬기장에서 동쪽 능선을 타고 내린다. 이 능선으로 1시간 내려가면 비구니 선원인 화장암이다. 화장암에서 5분 내려오면 장군목 방면 길과 만나는 운달계곡 삼거리다. 이후 15분 거리인 대성암에서 서쪽 계곡 길로 양진암을 다녀와도 된다(왕복 40분 소요).

종점 주차장을 출발하여 김룡사~대성암~장군목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남릉 헬기장~화장암~대성암~김룡사를 경유해 종점 주차장으로 나오는 원점회귀 산행거리는 약 10km로, 5시간30분 안팎이 소요된다.


#교통

서울→점촌(문경시)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일 33회(06:00~20:30) 운행. 요금 10,700원. 2시간 소요.
대구→점촌 북부정류장에서 고속도로 경유 1일 7회(08:00~17:15·2시간 소요), 국도 경유 30분 간격(07:10~20:56)으로 직통버스 운행. 요금 7,300원. 2시간30분 소요.
상주→점촌 종합터미널에서 함창 경유 5분 간격(06:30~23:15)으로 운행. 요금 2,000원. 30분 소요.
점촌→김룡사 시외버스터미널(문경여객·054-553-2230)에서 1일 9회(06:50, 08:00, 09:25, 11:30, 12:50, 15:10, 17:10, 18:20, 20:10) 운행. 요금 2,150원. 45분 소요.
김룡사→점촌 1일 9회(07:20, 08:30, 10:30, 12:10, 13:50, 16:00, 18:0019:20, 20:30) 운행.

#숙식

김룡사 주차장 옆 춘풍가든민박(054-552-9607), 김용골가든(553-5600), 김천식당(552-6943), 김용운달식당(552-6644), 주차장 남쪽 큰 느티나무 맞은편 김용별천지(553-2211) 등 이용.

김천식당에서 한방오리백숙·오리도리탕·닭백숙·닭도리탕(각 30,000원), 더덕구이(10,000원), 비빔밥·도토리묵·감자부침(각 5,000원) 등을 판다.


식장산 구절사
절벽 위 동굴에 산신각과 칠성각 지은 기이한 산사

대전시 동쪽 울타리 역할을 하는 식장산(食藏山·623.6m) 산자락에는 사찰이 5곳이나 있다. 정상에서 시내 방면으로 자리한 고산사(高山寺)·개심사(開心寺)·식장사(食藏寺), 정상 남쪽 천성사(天星寺), 정상 동쪽 구절사(龜截寺)가 그것이다.

고산사, 개심사, 식장사, 천성사는 자동차가 올라간다. 그러나 구절사는 자동차는 고사하고 경운기 운행도 불가능할 정도로 험준한 곳인 독수리봉 절벽 아래에 외롭게 자리하고 있다.



▲ 독수리봉 절벽 중턱에다 산신각을 만든 구절사.

요즘은 어지간한 절은 자동차로 들어간다. 더욱이 평야나 분지가 주종을 이루고, 낮은 산들이 많은 대전 근교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등산하거나 불공을 드리러 간다 하면 절마당 안까지 자가용이나 택시로 쉽게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구절사는 다리품을 팔지 않으면 다다를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구절사가 더욱 마음에 드는 것은 식장산에서 유일하게 잠시나마 속세를 떠난 기분을 만끽 할 수 있는 유일한 산사(山寺)라는 것이다.

구절사는 언제 누가 창건했는지 정확한 창건연대는 전해지지 않는다. 사적기는 물론 어떠한 기록도 없다. 현재 이 절에서 수도 중인 스님들도 조선 초인 약 600여 년 전부터 이 자리에 절이 있었다는 얘기만 전해진다고 말한다. 이 절은 현재 속리산 법주사를 본찰로 하고 있다. 거북 구 자를 ‘귀’로도 부르기 때문에 일명 귀절사라고도 부르는데, 절 이름에 거북 구 자가 들어간 까닭은 절 뒤를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식장산 산세가 마치 거북등처럼 생겼다는 데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경내에 오래된 건물로는 대웅전, 산신각, 칠성각 3채뿐이다. 시골집 같은 요사채는 최근에 지은 것이다. 절터가 워낙 협소해서 대웅전과 요사채가 겨우 들어앉았고, 산신각과 칠성각은 요사채 뒤란인 독수리봉 절벽 허리에 바위굴을 파고 겨우 올려놓았다.

높이 약 30m 절벽 위에 있는 이 두 건물은 요사채 옆 샘터 옆으로 난 절벽 횡단길을 지그재그로 올라간다. 오르막이 겨우 몸통 하나 지나갈 폭이다. 발을 헛디디면 그대로 추락이다. 산신각에 오르면 대웅전 지붕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인다. 산신각 안에는 호랑이와 동자승을 대동한 산신령이 그려진 탱화가 모져져 있다. 매우 오래되었고 귀한 것이라 전해진다.

신기한 것은 절 자리가 옥천군 군서면 상중리에 속해 있는데, 상중리에서는 이 절로 가는 길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구절사로 가는 길은 대전시 동구 세천동에서 오르는 길뿐이다. 세천공원이 구절사로 가는 유일한 들목이다. 세천공원에서 남쪽 세천저수지를 지나는 계곡길로 30분 들어가면 장고개 갈림길인 제1합수점에 닿는다. 제1합수점에서 직진, 15분 가면 구절사 갈림길인 제2합수점이 나타난다.

제2합수점에서 왼쪽 계곡길로 30분 오르면 구절사 첫능선(독수리봉 북릉) 안부 사거리에 닿는다. 사거리에서 독수리봉쪽으로는 두 길이 있다. 두 길 중 왼쪽 산허리길이 구절사로 가는 길이다.

산허리 길은 일명 ‘구절사 절길’로 불린다. 수백 년 동안 수천 명에 달하는 스님들이 다녔을 구절사 절길 중간에는 박쥐가 숨어사는 자연석굴도 보인다. 자연석굴을 지나면 산허리 길은 점점 가팔라진다. 이 산허리 길로 10분 오르면 옥천군 군북면과 군서면 경계를 이루는 독수리봉 북동릉 능선마루 삼거리로 올라선다.



▲ 독수리봉 북릉에서 구절사로 가는 오솔길.
능선마루 삼거리에서 오른쪽 능선길은 독수리봉으로 가는 길이다. 능선마루 삼거리에서 직진하는 남쪽 내리막길로 2~3분 내려서면 전망장소가 나타난다. 전망장소에서는 협곡 아래 약 200m 전방으로 구절사 요사채 지붕과 독수리봉 절벽 가운데로 두 눈처럼 뚫린 동굴 속 산신각과 칠성각이 조망된다.

전망장소를 뒤로하는 내리막길로 5분 거리에 이르면 샘터에 닿는다. 이 샘물은 식장산 일원에서 가장 깨끗한 청정수로 알려져 있다. 샘에서 거의 동쪽인 옥천 방면에 있으니 물중에 최고로 치는 서출동류(西出東流) 샘터다. 샘터를 지나면 선하게 생긴 흑구(黑狗)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드는 구절사 경내로 들어선다. 대웅전 왼쪽으로 돌아서면 분지를 이룬 군서면 상중리 건너로 소 한 마리가 엎드린 듯 한 자태인 충남 최고봉 서대산이 마주 보인다. 세천공원에서 구절사까지는 잰 걸음으로 2시간 가량 소요된다.

#교통
대전→세천유원지 와동 기점 726번, 서대전 여소 기점 828번·829번 이용, 비룡고교 입구 종점 하차 /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수시(약 7분 간격) 운행하는 640번 대전역~인동사거리~판암동~세천동 경유 옥천행 버스 이용, 비룡 삼거리에서 하차. 요금 900원.

#숙식
세천공원 입구 버섯매운탕 전문 세천상회(274-8478), 휴게소식당(273-7678), 토종닭·오리알탕 전문 수원지가든(274-3339), 시인과 보리밥(273-1477), 해뜨는 언덕에서(273-2259), 뒤로가든(273-3886) 등 이용.

뒤로가든에서 오리백숙(25,000원), 토종닭백숙·옻닭(각 20,000원), 메기매운탕(대 25,000원, 소 20,000원), 해물파전(6,000원), 도토리묵·생두부(각 5,000원), 청국장·비지장·우럭된장(각 4,500원), 보리밥(3,500원), 찹쌀·좁쌀 동동주(1병 6,000원), 막걸리(1병 3,000원) 등을 판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