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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후의 북한산계곡은 물의 천국이어라!

☞산행기·산행정보/山·여름 산행

by 산과벗 2007. 8. 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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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장마가 계속되다가 모처럼 비가 그친 날, 국경일인 8.15 광복절을 맞아 북한산으로 발길을 돌린다. 오랜만에 찾은 북한산. 수많은 코스 중에서 삼천사계곡을 선택한다. 삼천사 계곡은 의상능선과 응봉능선의 사이에 위치한 계곡이며, 고찰 삼천사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입장료를 받던 탐방지원센터를 지나자 삼천사까지는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넓은 길이 이어진다. 계곡으로 피서를 나온 사람들이 운행하는 자동차가 수시로 들락거리고 있다. 이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접근한 사람들은 숲 속에 들어와서도 자동차에 신경을 써야하니 길을 가면서도 피곤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다. 가급적이면 차량통행을 제한하면 좋겠다.

 

"삼각산 적멸보궁 삼천사"라는 표석을 지나자 사찰이 위치한 계곡이 보인다. 그 동안 장마로 계곡의 물이 불어나 흐르는 물이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으니 보기가 좋다.

삼천사 계곡의 사찰입구  

 

 

 

삼천사 앞마당의 5층 석탑과 삼각산삼천사 현판이 걸려 있는 일주문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대웅보전 뒤로는 의상능선상의 용출봉(571m)이 삼각형의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다. 삼천사는 통일신라시대(서기680년경)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되었고 그 규모가 대단히 커서 3,000여 대중이 모여 수도(修道) 정진하였으며, 임진왜란 때는 서울지역 승병들의 운집처로 왜병들과 혈전을 벌였던 곳이기도 하다. 그 후 삼천사는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것을 복원하였으며, 경내에 있는 마애여래입상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물 제657호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삼천사 5층석탑

 

 삼천사 현판

 

대웅보전 

 

 산령각

 

 

사찰을 둘러보고는 등산로로 들어선다. 청정한 물이 흐르는 계곡은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보석과 같은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오순도순 물가에 모여 앉아 휴일의 한때를 즐기고 있다. 매미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계곡의 숨소리를 들으면 속세의 시름도 잊혀질 것이다.

 

계곡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점점 고도를 높여 간다. 그러나 숲 속의 계곡에서 전해오는 알싸한 기운에 이마에는 연신 땀이 비 오듯 하지만 코끝에 스치는 청량한 공기를 마시면 왜 사람들이 교통지옥으로 고생을 하면서도 무더운 여름철만 되면 계곡으로 모여드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좀 넓은 공간에 수량이 많은 소(沼)에 다다르니 어린이들이 물 속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고무튜브 등 물놀이 기구까지 가지고 온 것으로 보아 계곡에서 피서를 하려고 단단히 준비를 한 모양이다. 

 

 

 

 

 

 

 

 

필자는 계곡을 따라 오르며 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는데 삼각대 없이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조작한 결과 사진이 흔들려 그리 좋은 결과물을 얻지 못해 매우 아쉽다. 

 

       

 

 

 

 

 

 

 

천천히 계곡을 따라 고도를 높이던 등산로는 어느새 계곡은 사라지고 통나무 계단길이 나타나더니 드디어 비봉능선에 다다른다. 오른쪽으로 올라가니 유명한 사모바위이다. 사모바위는 전망이 매우 좋아 비봉능선을 종주하는 사람들은 물론 응봉능선에서 올라온 사람들도 쉬어 가는 만남의 장소이다. 하늘은 약간 흐렸지만 문수봉과 보현봉, 의상능선 그리고 북한산 정상부의 모습이 상당히 또렷하게 조망된다.

 사모바위

 

승가봉 뒤로 보이는 의상능선  

 

 의상능선 뒤로 보이는 북한산 정상

 

 비봉능선

 

 

잠깐 동안 땀을 식힌 후 사모바위 아래에 위치한 승가사로 향한다. 이정표를 보니 비봉능선에서 490m 거리라고 하는데 한참을 내려가도 사찰이 보이지 않는다. 급경사 내리막길의 500m는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닌 것이다. 드디어 승가샘이 등산객들의 목을 축여준다.

 

승가사 일주문을 지나 청운교와 백운교를 오르자 거대한 민족통일호국대탑이 서 있다. 그 위쪽에 사찰의 가람이 서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사진촬영을 금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사찰을 방문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승가사 일주문

 

 민족통일호국대탑

 

 

승가사는 진흥왕순수비로 유명한 북한산 비봉에서 동쪽으로 1km쯤 떨어져 있으며, 승가대사를 봉안한 독특한 사찰이다. 신라 경덕왕15년(576) 수태가 창건하였으며, 고려와 조선을 거쳐오면서 중수한 1400년이나 된 천년고찰이다. 나라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참배를 드렸다는 곳으로, 보물 제215호인 마애석불석가여래좌상, 보물 제1000호 승가사석조승가대사상이 있다. 

 

경내에 들어서니 정면에 대웅전이 그리고 좌우로 여러 부속건물이 자리잡고 있는데 비록 산중턱의 경사진 곳이어서 좁은 공간이자만 가람의 배치는 조화가 있어 보인다. 그 뒤 위쪽으로 올라가니 하늘과 맞닿은 곳에 거대한 불상이 중생들을 굽어보고 있다. 바로 보물인 마애석불석가여래좌상이다.

 

문화재는 국가가 지정하여 관리하는 소중한 재산인데 비록 사찰의 경내에 위치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사진촬영을 금지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필자는 급히 카메라를 꺼내어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다 보니 보물뿐만 아니라 대웅전을 비롯하여 몇 장을 추가하고 말았다. 남이 하지 말라면 이를 잘 지키는 것이 필자의 생활신조이지만 이번만은 이를 곧이곧대로 지킬 수가 없었음을 고백한다.

 대웅전

 

 마애석불석가여래좌상

 

 

승가사를 나와 구기계곡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수량이 점점 많아져 제법 근사한 무명폭포를 형성한 곳도 있어 카메라를 자주 꺼낸다. 평소 메마르던 계곡에는 계단식 폭포가 형성되기도 한다. 삼천사계곡과는 달리 물 안으로 들어가 있는 피서객의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이고 또 출입금지를 알리는 통제선이 잘 설치되어 있는 탓일 게다.

 

 

 

 

 

 

 

 

 

계단식폭포 

 

 

 

 

 

북한산승가사 탐방지원안내소를 지나자 비로소 계곡에 발을 담근 피서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심지어 위에서 밑으로 뛰어 내리는 어린이들도 있다. 그러나 수심이 얕아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에 물놀이는 항상 조심하여야 한다. 

 

 

 

 

시내버스를 타고 자하문길과 효자동을 지나 경복궁 앞에서 내려 광화문으로 향한다. 그런데 도로변에는 많은 전경이 배치되어 있고 전경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차량이 시동을 켜 놓은 채 서 있으니 도심의 공기는 매연으로 인해 공기가 혼탁하여 숨을 쉬기도 힘들 지경이다. 특히 일부 보도가 차단되어 사람이 다니기도 매우 불편하다. 오늘은 광복절. 어떤 단체가 무슨 이유로 집회와 시위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민족의 축제일에 이런 갈등이 벌어지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삼천사계곡과 구기계곡을 소개했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북한산과 도봉산에는 많은 계곡이 있는데 지루한 장마로 인하여 계곡의 물은 넘쳐흐른다. 장마가 그친 후 또 다시 불볕더위가 시작된다고 하므로 수도권시민의 쉼터인 계곡을 찾아 마지막으로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를 슬기롭게 극복해 보자. (2007. 8. 15).    

 

한국의 산하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그 동안 몸이 조금 고장이 나서 약 3개월 동안 등산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 대신 휴일이면 식물원과 역사 유적지 등 주로 평지를 다녀오면서 소일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산하게시판에도 자주 들리지 못하였고,
가끔 산님들의 주옥같은 글을 읽어보기는 하였지만 댓글도 달지 못하였습니다.
지난 주말 처음으로 김포 소재 문수산을 다녀온 후
어제는 북한산의 삼천사계곡과 구기계곡을 답사하였습니다.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가까운 산을 다니면서 
그동안 느슨해진 다리의 힘을 되살리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장마와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계절을 맞아
산님들께서는 항상 건강하시고 즐산하시기 바랍니다.

2007. 8. 16
pennpenn  이석암 드림  


 

 

불로그 주소 : 펜펜의 나홀로 산행

                    (http://blog.daum.net/penn1570)

 

 출처: 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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