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에 묻힌 사랑
이효녕
보이지 않게 안개로 떠나간 사람
보이지 않게 안개로 오는 그리움
아무리 바라보아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이 저녁
우산 곁을 맴도는 쓸쓸한 적막
이리도 걸치고 저리도 걸친
희미한 이 세상은 모두 안개다
우리가 살면서
안개로 걸친 사랑은 몇 번이나
가슴에 흔적을 남기는 것인가
어느 날은 확연하게 보이다가
어느 날은 보이지 않는 상처 남기고
안개로 묻히는 것이 사랑인가
눈을 감고 생각해 보면
사는 것조차 안개 같은데
어째서 내 사랑 보이지 않고
바람만 불어오는 이 길에 서서
누군가 그리워 혼자 숨어 눈물지을까
보이지 않게 안개로 떠나간 사람
보이지 않게 안개로 오는 그리움
정말로 이 세상은
내 사랑 정지된 안개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