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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영덕대개

☞여행·가볼만한 곳/국내·봄꽃여행

by 산과벗 2006. 3. 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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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빛 눈부신 4월의 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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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덕 해안드라이브와 볼거리들

  • 복사꽃 꽃대궐에 푹신
    탱탱한 영덕대게 쫄깃

    4월이면 영덕은 분홍빛 봄바람에 휩싸인다. 동해로 흘러드는 오십천변을 뒤덮는 복숭아밭이 그 진원지다. 4월 중순 영덕읍에서 안동쪽으로 가는 34번 국도를 달린다면, 누구나 그 눈부신 연분홍 꽃바람에 몸을 실어볼 수 있다. 복숭아꽃 꽃대궐에 들어 온가족이 아늑한 ‘고향의 봄’에 파묻힐 수 있는 영덕으로 떠난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바야흐로 대게의 철이다. 영덕 강구항 주변 식당들에선 분홍빛 속살이 꽉 찬 대게가 미식가들을 기다린다.

    산과 들을 뒤덮는 복숭아꽃 사태

    산과 들을 뒤덮는 복숭아꽃 사태 꽃대궐에 이르는 길은 안동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청송·영덕을 가르는 황장재를 넘어 내려가면서 시작된다. 간간이 이어지던 복숭아꽃밭은 지품면소재지(신안)부터 영덕읍 직전까지 길 양쪽을 따라 줄을 이으며 질펀한 ‘도색의 향연’을 펼쳐보인다. 신양리·오천리·삼화리·구미리·화개리 일대 산과 들에 흘러내리다시피 펼쳐진 꽃밭이 특히 아름답다. 영덕 기점 12㎞ 구간이다. 길 오른쪽으론 오십 갈래의 시냇물이 모여 이뤘다는 오십천 물길이 함께 간다. 복숭아꽃은 가까이서 볼 때 더 황홀하다. 가지에서 제각각 피어난 연한 분홍빛 꽃송이들은 무더기로 매달린, 흰 벚꽃더미의 화려함과는 또다른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영덕이 복숭아 산지가 된 것은 일제시대부터였다고 한다. 땅에 모래가 많아 물이 잘 빠지고 인산이 많이 든 토질이 복숭아나무 재배에 알맞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사라호 태풍 때 수해를 본 땅에 집중적으로 복숭아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 오십천 주변이 온통 복숭아밭으로 바뀌었다. 영덕 복숭아 재배농가는 700여가구, 재배면적은 430여㏊에 이른다.

    오십천변 꽃잔치에 나서는 꽃은 복숭아꽃만이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하얗게 피어나 청순한 매력을 내뿜는 배꽃이며, 더 늦게 잎이 핀 뒤 흰꽃을 다는 사과나무들로 이 길은 말 그대로 ‘과수원 길’이 된다. 포도와 감·살구나무도 수두룩하다. 복숭아꽃이 절정을 이루는 때는 15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구항에서 만나는 '꽉 찬 봄맛'

    강구항에서 만나는 ‘꽉 찬 봄맛’ 영덕은 울진 죽변, 포항 구룡포와 함께 이름난 대게 집산지다. 동해안 여러 곳에서 대게가 잡혔지만, 일제시대 때 특히 영덕이 대게 집산지로 알려지면서 ‘영덕’이라는 지명이 대게 앞에 붙어버렸다.

    대게는 죽죽 뻗은 8개의 다리가 대나무와 같다 해서 ‘죽해’라고도 불리는데, 전세계 북방 냉수대 수심 200~800m에서 잡힌다. 최근엔 국내 생산량이 줄어들어 북한산이나 러시아산의 수입이 부쩍 늘었다. 따라서 값도 매우 비싼 편이다. 러시아산이 가장 싸고, 다음이 북한산, 국내산으로 값이 매겨지는데, 보통 국내산은 수입산의 두 배 이상에 가격이 형성된다. 수입산은 ㎏ 단위로, 국내산은 마리당 값을 매긴다. 북한산의 경우 ㎏당 3~4만원, 국내산은 마리당 3만원대부터 10만원 안팎까지 크기에 따라 다양하다. 몸집이 크고 속이 실한 게는 따로 ‘박달게’로 불리며 더 비싸게 팔린다.

    강구항에서는 5월까지 매일 아침 대게 경매가 이뤄져, 이른아침 어판장에 나가면 바닥에 대게를 늘어놓고 진행되는 경매를 지켜볼 수 있다. 경매 뒤 상인들이 현장에서 값싸게 되파는 대게는 속이 덜 차고, 부실한 ‘물게’일 가능성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강구항 일대 식당가는 거의 전부가 대게찜 등 대게요리를 내며, 얼음상자에 담아 팔기도 한다.

    영덕군은 12~17일 군민운동장과 강구항에서 제6회 영덕대게·복사꽃축제를 연다. 대게요리대회·무료시식회·대게잡이배체험 등과 전통궁중무용·국악공연 등 공연이 펼쳐진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393.

    영덕/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여행정보


    가는길= 수도권에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바꿔탄 뒤 서안동나들목을 나와 34번 국도 타고 안동 거쳐 영덕으로 간다. 영덕 시외버스터미널 (054)732-7673.

    먹을거리= 대게찜·대게탕의 맛은 강구항 일대 식당들이 대체로 비슷하다. 강구항~축산 해안 드라이브길에 창포항에 있는 창포활어횟집(054-734-0051)은 지난해 대게요리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집이다. 대게전·대게샐러드·게장밥 등 7가지 코스요리로 이뤄진 모듬대게요리는 이 집의 자랑거리다. 4인 기준 12만원 안팎. 도다리회와 해삼을 갖은 야채와 함께 물에 말아먹는 물회도 맛있다. 1만원.

    묵을곳= 영덕과 영해, 강구항에 여관들이 있고, 삼사해상공원 부근에는 모텔급 여관이 몰려 있다. 보통 평일에는 3만원을 받지만 주말엔 4~5만원을 부른다. 삼사해상공원 꼭대기 테마파크모텔(054-733-7774) 옆에는 독립형 통나무집 방갈로가 10채 있다. 주중 3만원, 주말 7만원. 예약 필수(011-9354-3410).

    국내산과 수입산 대게, 홍게 구별하기=어민들의 공통된 말은 “국산 대게가 대체로 잘 생겼다”는 것이다. 국산은 전체적으로 선홍빛이 돌고 매끈하게 빠진 반면 러시아 수입산은 거무튀튀하거나 갈색을 띠며 거친 모습이다. 북한산은 국내산과 비슷하나, 몸껍질과 다리에 희거나 검은 반점 또는 작은 패류들이 많이 보인다. 홍게는 다리를 포함해 대게보다 붉은 색이 강하다. 쪘을 때 대게는 배나 다리 안쪽이 흰빛을 유지하지만 홍게는 전체적으로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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