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世風波沒復浮 已看五十二春秋
인세풍파몰부부 이간오십이춘추
雁聲落日江村晩 閒詠新詩獨倚樓
안성낙일강촌만 한영신시독의루
세상의 풍파는 잠겼다간 다시 뜨니
쉰 두 번의 봄가을을 이미 보아 왔다네.
지는 해에 기러기 울음 강마을은 저물고
새 시를 읊조리며 홀로 다락 기댄다.
세상의 풍파라는 것,
그때는 힘들어도 지나고 보면
견딜만 한 것이었다.
가라앉아 죽겠다 싶으면
다시 물 위로 떠오르고,
숨 좀 돌릴만 하다 싶으면
다시 밑에서 잡아당긴다.
그렇게 전전긍긍 52년 세월을 살아왔다.
날 저무는 강 마을 저편으로
기러기 떼 울며 지나가는 저녁,
홀로 누다락에 기대 앉아
새 시를 읊조린다.
엄습해오는 쓸쓸함이 좀체 가시질 않는다.
자료출처 鄭 珉 한문학
곰삭은 새우젓이 맛있다고
어쩌면 인생도 이렇듯 풍파속을
지나와야만이 비로소
인생이 무엇인지 아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떠오르는 시 한편 함께 나누어 봅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님의 ‘흔들리며 피는 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