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
雨意猶含暝 우의유함명
杯心只願傾 배심지원경
莫言明日別 막언명일별
吾欲暫時醒 오욕잠시성
절구 9수
비 올려고 어둠은 깔리는데
술 생각에 단지 잔 기우리기 소원이네.
내일 날에 이별일랑 말하지 마오려
내 지금 잠시나마 깨어있고 싶나니.
先逢五色羽 선봉오색우
且至雪城人 차지설성인
行裏携何物 행리휴하물
烏程若下春 오정약하춘
오색우(봉황) 먼저 만나고
또 설성 사람이 이르렀네.
행장 속엔 무엇이 들어나,
오정과 약하춘이지.
1. 烏程과 若下春: 유명한 술이름. 오정은 중국 오정고을에서 나는 술이고, 약하춘은 장흥현의 若溪水로 만든 술.
末路收高躅 말로수고촉
松林掩小軒 송림엄소헌
臨岐一杯酒 임기일배주
萬事欲無言 만사욕무언
1. 末路: 사람의 살아가는 끝장. 末年, 老後.
말년이라 높은 자취 거두었더니
솔숲이 작은 집은 가렸네.
가림길에서 한 잔 술 드노니
만사는 말조차 하기 싫어라.
曾看壁上筆 증간벽상필
共倚水邊亭 공의수변정
栗老聞相識 율로문상식
存亡一涕零 존망일체영
일찍이 벽 위의 필적을 보면서
물가 정자에 함께 기대었더라.
율곡도 들어서 서로 아니니
존망에 한껏 눈물 흘리네.
鵲矣無風韻 작의무풍운
何如着此翁 하여착차옹
玄成聞妙手 현성문묘수
於此畵難工 어차화난공
까치는 운치 없는 새인데
어찌하여 이 늙은이에게 붙었을꼬.
현성이 묘수라고 하지만(들었지만)
이 모습 그리긴 어렵겠지.
1. 風韻: 風度와 韻致.
臨岐別數子 임기별수자
握手更何言 악수경하언
典學誠身外 전학성신외
休令此志昏 휴영차지혼
갈림길에서 그대들과 이별하노니
손 지고서 다시 무슨 말을 하리요.
늘 배우며 몸가짐 성실히 하여
이 뜻을 혼미하게 하지 마르시기를...
1. 典學: 항상 학문에 종사함. 典은 常의 뜻. 2. 休: 말 휴.
祗恐回頭錯 지공회두착
非關着脚難 비관착각난
丁寧伯子訓 정녕백자훈
想象邵翁閒 상상소옹한
머리 잘못 돌릴까 삼가 두려워서지
발 붙이기 어려워서 그런건 아니라네.
정녕코 정백자의 교훈에다
소강절의 한가함도 상상하시길...
1. 邵康節: 宋나라 학자. 주역에 정통하였음.
操弓出塞日 조궁출새일
看劒引杯時 간검인배시
萬事今寥落 만사금요락
殘生寄一枝 잔생기일지
활 지고 변방을 나간 날도 있었고
칼 보며 술잔을 들던 때도 있었지.
만사가 이제는 적막하나니
남은 생을 일지에 부치노이다.
1. 寥落: 쓸쓸함. 적막함. 2. 一枝: 장자 逍遙遊篇에 ‘??棲於深林 不過一枝’라 하여 뱁새가 숲에 보금자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은 나무 한 가지에 불과하다는 뜻. 사람은 각각 자기 분수에 만족하여야 한다는 비유.
舊日關東伴 구일관동반
今宵洛下觴 금소락하상
別離頻換歲 별리빈환세
鬚鬢各蒼蒼 수빈각창창
옛날 관동서 짝하였던 이
오늘 밤엔 서울에서 술마시네.
헤어진 후 자주 해가 바뀌었더니
1. 蒼蒼: 노쇠한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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