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경대 암릉 : 위문 - 만경대 - 피아노바위 - 용암문 북한산 백운대 남쪽의 만경대 암릉은 남한 전체를 통틀어 가장 전형적이고도 아름다운 암릉이라고 할 수 있다. 깔딱고개 - 만경대 구간은 초보자용으로 적당하다. 곰바위를 제외하고는 평범한 도보산행길이다. 또한 곰바위 슬랩에는 손잡이나 빌디딤이 잘 만들어져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구간 역시 초심자는 로프를 이용한 확보가 필수다. 암릉꾼들은 대개 위문에서 바로 앞의 암봉인 만경대로 직접 올라붙는다. 이 구간이 짭짤하고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진행방향은 대개 만경대에서 용암문쪽이지만, 역으로 등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위문에서 만경대로 오르는 루트는 크랙과 침니가 뒤섞인, 난도 높은 구간이다. 특히 상단부의 침니가 까다롭다. 일단 오른쪽으로 올라선 다음 왼쪽의 벽으로 발을 내디뎌 버팅기며 몸을 끌어올려 오른쪽 면에 엉덩이를 걸치듯 하며 일단 앉는 것이 기본 요령이다. 그후 몸을 일으켜 양발로 양쪽 벽을 빌며 조금씩 오른다. 초심자는 공포감 때문에 실수하기 쉬운 곳이다. 침니 등반 후 산성벽을 따라 100m쯤 가면 만경대 정상부다.
만경대 정상 그 다음 암봉 밑에는 굵은 와이어로프가 매어져 있다. 과거 사고가 빈발했던 곳으로, 이 와이어를 잡고 일단 왼쪽으로 건너선 다음 요철을 잡고 디디며 내려선다. 이곳을 지나면 저 앞으로 족두리 모양의 바위가 바라뵌다. 이 바위 왼쪽 아래가 원래의 코스다. 오른쪽 위를 지나서 내려가는 암릉꾼들도 적지 않은데, 봉우리 너머의 슬랩을 클라이밍 다운해 내려갈 때 몹시 위험하므로 초심자는 엄두도 내지 말 일이다. 왼쪽으로 돌아가기도 초심자들에게는 만만치 않다. 발로 밟았던 부분의 바위 턱을 잡고 내려앉으며 발을 내린 후 왼손으로는 왼쪽 앞의 턱을 잡고 내려선 다음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가로질러 맞은편의 경사면으로 가 붙어야 한다.
이 밖에도 배꼽바위(일명 항아리바위) 등등 일일이 설명키 어려운 여러 난구간이 있다. 그러므로 초심자는 등반이 끝날 때까지 자일을 풀지 말고 돌보아주어야 할 것이다. 병풍암 정상부인 700m봉을 지나면 길이 다시 두 갈래가 된다. 곧장 암릉을 따라 가다가 오른쪽으로 빠져서 커다란 바위못인 피톤에 자일을 걸고 30m 하강을 하면 만경대 암릉의 끝부분이다. 대개는 현수하강을 하지 않고 정상 오른쪽 아래의 피아노바위를 타고 내려간다. 피아노를 치듯 손을 옮겨 잡으며 수평이동을 해야 한다고 해서 그런 별명이 붙은 구간이다. 정상에서 오른쪽(서쪽) 면으로 슬쩍 돌아 바위벽 밑을 따라 조금 걸어 가면 10m 정도의 슬랩과 크랙이 있다. 크랙을 잡고 레이백(당기며 차는 자세)으로 내려가는 것이 정석이다. 크랙 직후 아래로 내려서는 지점도 밑이 휑한 절벽이어서 아찔하다. 그러므로 초심자 확보는 필수다. 내려서기가 끝난 뒤 왼쪽(남쪽)으로 바위면 밑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피아노바위다. 잡을 것이 확실하므로 쉽게 갈 수 있는데, 중간에 함정이 있다. 중간에 자칫 배낭이 위의 바위에 걸려 균형을 잃으며 추락한 사고가 여러 번 있었다. 이 구간은 양쪽에 확보물(볼트)이 설치돼 있으므로 반드시 자일을 설치하고 안전벨트에 통과해 지나도록 한다. 이 피아노바위 이후 암릉을 조금 내려가면 암릉의 끝이다. 여기서 조금 걸어 내려가면 용암문이 나온다. 이곳 용암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도선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