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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오봉릿지 코스

☞국립공원지정명산/山·북한산 소개

by 산과벗 2007. 7. 2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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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산 오봉릿지    
 
 
  서울 경기 양주
 
♣ 오봉리지는 매우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다. 완전한 독립 암봉 정상에 옛날 머리에 쓰는 의관의 하나인 감투모양의 바위가 올려져 있다. 이 감투바위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저런 큰 바위가 암봉 꼭대기에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이 감투바위들은 오봉의 상징이기도 한데 멀리서 또는 가까이 바라볼 때 슬쩍 건드리면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불안정한 모습으로 보인다.  
오봉산이라고도 불리는 오봉은 그 모습의 특이성 때문에 전문 산악인들도 반드시 한 번쯤 올라보는 필수 코스가 되었다. 오봉은 리지코스라기 보다 암벽코스로 더 알려져 있던 곳이다. 지금은 야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오봉 야영장은 도봉산과 북한산에 둘러싸여 인가의 전기불 하나 보이지 않았으며 조용하고 한적했다.
오봉샘터는 보통 가뭄에도 잘 마르지 않고 주변의 널찍한 야영장은 여러 팀과 함께 캠핑을 즐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게 되었다. 이곳은 우이동, 도봉동, 송추 등 어느 곳에서 오르더라도 2시간 이상 걸리는 외진 곳이다.
캠핑하는 밤중에 술이 떨어져도 술 사러 하산하지 않아도 좋았던 학창시절의 추억이 생각난다. 봄이 되면 진달래와 철쭉꽃도 아름답게 피므로 오봉리지 등반을 할 때면 이곳 오봉샘터를 경유해 볼만하다.



리지코스보다 암벽코스로 더 알려져
11월 10일 취재팀 3명은 비올 확률 70%의 불안한 일기예보를 듣고서도 일단 출발하기로 했다. 오봉은 정확히 얘기하면 6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다. 도봉산 주능선에 가까운 봉우리부터 제1봉이 시작되는데 제4봉과 제5봉 사이에 나지막한 봉우리가 하나 더 있다. 1봉은 암벽등반을 하지 않고도 걸어서 오를 수 있지만 나머지 다섯 개의 봉우리는 모두 암벽등반을 해야만 감투바위 정상에 설 수 있다.
1봉은 감투바위를 정상에 이고 있지 않지만 4봉과 5봉 사이의 작은 봉우리를 포함하여 모두 감투를 이고 있고, 특히 이 작은 봉우리는 키는 가장 낮으면서도 감투만은 제일 큰 것을 이고 있다. 그리고 1봉부터 5봉까지를 말할 때는 이 작은 봉우리는 포함시키지 않고 그냥 4봉과 5봉 사이의 작은 봉우리라 말한다. 왜냐면 멀리서 볼 때 키가 낮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요즈음 오봉리지가 본격 리지등반 코스로 각광을 받으면서 감투를 이고 암벽등반을 해서 오를 수 있는 봉우리를 기준으로 제1봉부터 5봉을 일컬어 이 작은 봉우리를 4봉으로 부르기도 한다. 본 강좌에서는 과거부터 부르던 대로 이 작은 봉우리를 4봉과 5봉 사이봉이라 부르기로 하겠다.
오봉리지 등반은 다른 리지 코스와 달리 가장 높은 1봉에서 5봉으로 거꾸로 하산하듯 등반을 하는 것이 정석이다. 물론 5봉에서 시작하여 1봉을 향해 등반해도 되지만, 그렇게 하면 꽤 어려운 본격적인 벽등반이 되거나 아니면 너무 쉬운 우회등반이 되어 재미가 없다.
본격적인 등반은 1봉 정상부터 시작한다.  
취재팀은 1봉에서 도봉 주능선 쪽 안부에 있는 헬기장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출발했다. 1봉은 헬기장에서 10m 걷다가 쉬운 슬랩 9m를 오른다. 오른쪽으로 돌아 그냥 걸어 오를 수도 있다. 확보하지 않고 안자일렌 방식으로 올라도 되는 쉬운 코스다.

1봉 정상은 전망 좋은 마당바위인데 이곳은 일반등산객들이 점심 먹는 장소로서 명당이다. 1봉을 내려서려면 출입금지 팻말과 철조망이 처 있는데 철조망은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녀 완전히 주저앉아 버렸다. 의미도 없고 보기 흉한 철조망은 철거를 하고 차라리 ‘안전 등반장비를 갖추어야만 등반할 수 있는 코스’라는 안내문이 필요한 곳이다.
철조망을 통과해 내려가 소나무 있는 왼쪽 바위를 돌거나 바위를 오른쪽으로 돌 수 있는데 이 바위를 돌아 슬랩 8m를 클라이밍 다운(내려가기 등반)한다. 슬랩을 내려설 때 처음 4m는 바위면이 거칠어 신발이 잘 붙지만 하단부 4m는 약간 참기름 바위이므로 오른쪽 크랙에 발을 단단히 끼우고 천천히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뒷사람이 확보해 준다. 바위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곳을 10m 걸으면 안부에 닿는다.
2봉은 안부에서 3개의 루트로 통과할 수 있다. 제1루트는 2봉 감투를 오르지 않고 감투 밑 왼쪽 슬랩을 15m 트래버스 하는데 고도감이 대단하므로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제2루트도 감투를 오르지 않고 안부에서 오른쪽 45도 방향 아래로 10m 정도 내려간 다음 페이스 3m를 홀드를 이용해 올라간다. 이곳은 어렵진 않으나 추락하면 위험하므로 안자일렌 방식으로 확보하는 것이 좋다.

제3루트는 2봉 감투를 오르는 루트다. 감투 약간 오른쪽으로 나 있는 크랙을 4m 올라선 후 감투 정상으로 턱걸이 하여 올라갔다가 정상을 밟고 다시 내려선 다음 올랐던 4m 크랙 너머로 이어지는 반침니를 4m 클라이밍 다운한다. 2봉 감투 정상을 밟으려면 제3루트를 선택해야 하다.
제2루트와 제3루트는 2봉 감투 뒤에서 만난 후 계단식 크랙 4m를 클라이밍 다운한다. 이곳 바위는 부스러지는 바위라서 수많은 발길에 의해 자연스레 계단처럼 된 곳이다. 마지막 내려설 때는 소나무와 바위에 의지해 내려서게 되는데 여길 내려서면 제1루트인 슬랩 15m 트래버스 끝나는 지점과 만난다. 여기서 소나무가 멋있게 어우러진 암릉을 15m 걸어 내려가면 3봉 감투가 무너질 듯 다가선다.

오봉에서 본 남성적인 북한산과 여성적인 도봉산
3봉은 이곳에서 2개의 루트로 통과할 수 있다. 제1루트는 감투를 오르지 않고 감투 밑을 향해 계단식 슬랩을 4m 오른 후 왼쪽으로 돌아가면 전망도 좋으며 억새가 자라고 있는 넓은 마당바위에 도착한다. 제2루트는 3봉 감투를 오르는 루트인데 계단식 슬랩 4m 후 감투를 머리에 일듯이 바짝 붙어 오른쪽 턱걸이로 돌아 오른다. 그러면 크랙과 넓은 침니 8m를 올라 감투 정상으로 갈 수 있다.
3봉 감투는 오봉의 다른 4개봉 감투와 달리 3조각 바위가 뭉쳐 있다. 또한 감투를 받치고 있는 큰 받침대가 있는 것도 색다른 점이다. 감투 정상에 하강용 피톤이 박혀 있으므로 이곳에서 15m 하강하면 넓은 마당바위로 내려서서 제1루트와 만난다.

오봉리지는 등반과 하강이 교차되는 멋이 있다. 북한산의 리지는 하강의 재미가 별로 없지만 오봉은 6개의 봉우리 중 4개봉은 반드시 하강을 해야 하다. 그것도 모두 직벽과 오버행 하강이다. 3봉 정상에서 15m 하강하면 곧바로 4봉을 향한 20m 하강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는 하강용 피톤이 2개 나란히 박혀 있다.

아침 일기예보는 오후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오후 2시가 된 지금 하늘은 잔뜩 흐려 있지만 아직 비는 오지 않는다. 오봉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은 정말 아름답고 웅장하다. 북한산은 남성적이고 도봉산은 여성적이라는 표현은 이곳 오봉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의 모습을 보고 한 말인 것 같다. 인수봉에서 바라본 도봉산의 모습과 도봉산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모습은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4봉은 페이스, 크랙, 슬랩으로 이어지는 15m의 본격적인 벽등반이다. 출발지점에 볼트가 1개 박혀있고 중간크랙에 프랜드 작은 것을 1개 끼울 수 있다. 난이도 5.8급 정도이므로 조심해서 올라야 한다. 오봉은 각 봉우리마다 여러 루트로 오를 수 있는 다양한 암벽등반 코스들이 있다. 코스의 길이는 50m - 90m로 짧지만 난이도는 다양하므로 자신의 능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고 오봉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오버행 하강은 그 길이가 30 - 60m로 서울 근교에서 가장 멋있는 곳이다.  
4봉 감투 밑에 도착하면 감투를 오르는 인공등반용 볼트가 많이 박혀 있다. 특별한 훈련목적이 아니라면 4봉 감투는 잘 오르지 않으므로 리지 등반에서는 제외시키는 것이 좋다.
4봉 감투를 오른쪽으로 돌아 걸어가면 굵은 동아줄이 매어 있는데 이것을 잡고 슬랩을 내려간 다음 건너편 바위로 건너뛰는 뜀바위가 있다.
등반자는 로프를 각자 몸에 묶고 내려갈 때는 동아줄을 잡고 뜀바위를 건널 때는 앞뒤에서 로프로 확보하면 된다. 뜀바위를 건너면 다시 넓은 마당바위가 있고 여기서 왼쪽 완만한 슬랩을 5m 내려서면 소나무가 바위에 박혀있듯 한 그루 있는 곳에 하강용 피톤이 있다. 여기에 로프를 걸고 8m 정도 약간 오버행 하강을 하고 오른쪽 바위틈을 지나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면 4, 5봉 사이봉 출발지점이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취재등반 도중 우리 이외에 다른 팀을 전혀 만날 수 없었는데 이곳 4봉에 도착하니 반갑게도 4, 5 사이봉을 등반 중인 팀을 만났다. 서로 인사를 주고받으니 본지의 애독자라 하면서 본 강좌를 관심있게 보는 사람들이었다. 파주소방서 소속 119대원들로서 근무를 마치고 동료들끼리 등반 중이라 한다. 우리는 서로 의기투합, 취재에 자연스레 합류하기로 하고 따뜻한 차와 간식도 대접받았다. 찌푸린 하늘은 기어이 뚫리기 시작해서 가을비에 바위가 젖는다
4, 5 사이봉은 페이스 등반으로서 중간에 볼트가 2개 있고 첫번째 볼트에 올라선 다음 고도의 밸런스로 오른쪽으로 트래버스하여 슬랩으로 오른 후 페이스 상단에 박힌 등반용 피톤(볼트 대신 박은 대형 피톤으로 홀드와 스탠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인공설치물)을 밟고 올라서면 사이봉 정상이다.
정상의 하강용 피톤에 로프를 걸고 30m 멋진 오버행 하강을 한다. 이 사이봉을 오르지 않고 밑을 오른쪽으로 돌면 굴 같은 골목길을 지나 클라이밍 다운할 수 있다. 보통의 리지등반에서 사이봉은 오르지 않지만 시간 여유가 있고 팀의 실력에 따라 등반 여부를 리더가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골목길을 지나 클라이밍 다운이 시작되는 곳에 역시 하강용 피톤이 박혀 있는데 마지막 사람은 여기에 로프를 걸고 하강하는 것이 좋다. 길이는 15m 정도 된다.
암벽등반이란 멋과 성취감이 있으면서도 위험한 행위이다. 그래서 등반을 하기 전 항상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첫번째 수단은 안전장비의 철저한 준비와 사용법을 올바로 익히는 것이다.

다양한 하강이 오봉리지의 매력
빗방울이 굵지는 않았지만 바위면은 이미 젖었다. 5봉은 턱걸이로 시작 부분을 올라선 다음 15m 슬랩을 오르는 루트다. 출발지점 왼쪽으로 약 10m 돌아가서 슬랩을 올라도 되고 오른쪽 반침니로 올라도 된다. 턱걸이 출발지점은 오버행으로 완력이 많이 필요하므로 여자들은 출발 볼트에 슬링으로 발걸이를 만들어 주면 좋다.
두번째 볼트에 퀵드로(슬링의 양쪽에 카라비너를 고정시켜 로프가 잘 통과되도록 하는 장비)를 걸고 다시 1m를 내려온 다음 왼쪽 날등 슬랩으로 오르면 된다. 바위면이 많이 젖어 있을 때는 암벽화가 리지화보다 마찰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선등자는 마디 등반을 마치고 완료 소리를 외쳤고 바위는 젖어 등반이 더욱 어려워진다.
후등자는 모두 주마링(로프에 오름기를 이용하여 오르는 기술)을 하도록 했다. 5봉 첫마디가 끝나면 확보용 피톤이 박혀 있고 이어지는 둘째마디는 쉬운 직상슬랩과 오른쪽 초승달 모양의 레이백(발로 차고 손으로 당기는 등반기술) 등반 어느 쪽으로도 오를 수 있다. 당초 3명이던 취재팀은 8명이 되었다. 우리는 시간 절약을 위해 양쪽 루트로 동시에 등반했다.
25m의 둘째마디가 끝나면 마당바위 위에 쌍볼트가 있고 여기서 왼쪽 슬랩으로 클라이밍 다운하면서 뜀바위를 건너뛰면 5봉 감투바위 바로 밑이 된다. 5봉 감투는 7m의 페이스 등반인데 미세한 홀드와 스탠스를 이용한 밸런스 클라이밍으로 올라서면 하강용 피톤이 있다. 여기에 로프를 걸고 다시 하강해야 한다.

오봉 하강의 하이라이트는 제5봉의 65m 하강이다. 5봉 감투 정상에 박힌 하강용 피톤에 연결된 8mm 와이어줄 끝에 달린 타원형 쇠링에 걸고 하강한다. 하강 전 밑을 내려다보면 약 80m쯤 되는 오버행 수직 암벽이 보인다. 그러나 실제 로프하강은 40m+25m로 하든지, 50m+15m로 두 번 하게 된다.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하강하다가 왼쪽 40m 지점을 보면 불안한 돌멩이에 와이어 줄을 감아 하강용 확보물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여기에서 10m를 더 내려간 50m 지점에는 쌍볼트가 있으므로 60m 로프를 사용할 경우 쌍볼트에서 로프를 바꿔 타면 된다. 우리는 40m 지점의 와이어에서 로프를 바꿔 탔는데 모두들 “이걸 믿고 내려가도 되나” 하는 표정이다.

하강을 완료하면 큰 소나무가 있는데 이곳에서부터 지그재그로 잘 살피면 걸어 내려갈 수 있다. 완전히 바닥까지 내려선 다음 희미한 길을 따라 다시 1봉 쪽으로 거슬러 올라와야 한다. 위로 올라오는 중간에 아래쪽으로 잘 나 있는 등산로가 있는데 그 길로 가면 절대 안된다. 그 길은 군부대 장병들이 훈련하는 길이다. 그러므로 수고스럽더라도 반드시 2봉이 보이는 곳까지 올라와 오봉샘터 쪽으로 난 작은 능선을 올라선 후 하산 방향을 잡아야 한다
즉, 송추나 도봉동, 우이동 등 각 목적지에 따라 도봉 주능선까지 더 올라갈 것인지 오봉샘터로 갈 것인지 결정한다.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은 잘 모르는 길을 지름길로 생각하고 질러가다가는 애를 먹기 십상이다. 이곳 지형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아는 길로 하산하기 바란다.
오봉은 어프로치만 길지 않다면 인수봉, 선인봉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찾게 되었을 암봉이다. 각 봉우리마다 길고 짧은 다양한 등반코스가 있고 각 봉우리 안부에서 중간 탈출이 가능하므로 시간에 맞게 등반길이를 조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오봉의 매력은 다양한 하강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봉의 각 봉우리 하강을 전부하고 나면 하강 훈련은 완결되었다고 해도 좋다.
특히 4봉에는 등반과 관계없이 하강코스만 3개가 있다. 등반철 휴일이면 이곳 4봉은 하강 자체만을 즐기러온 산악인들로 붐빌 정도로 인기가 있다.  

사람과 산 2003년 12월호 참조 (글:이규태.쎄로또레 등산아카데미 원장)
 
  새창으로 등산지도보기
  오봉까지 소요시간 도봉동 매표소에서 1시간 - 1시간 30분
릿지등반시간 : 1봉 - 5봉만 3 - 4시간 정도 (중급 4 - 5인 기준)
난이도 : 최고 5.8 - 5.9급
 
 
 
  공식적으로 야영장은 폐쇠되었음.
  사람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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