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고는 사랑하는 반야를 언제나 기다렸다. 그는 반야를 기다리면서 시간이 나는 대로 나무껍질에서 실을 뽑아
베를 짰다. 그리고 그 베로 옷을 만들어 그녀가 나타나면 선물하기 위해 천왕봉에서 기다렸다. 그러나 어느 날, 구름에 휩싸여
나타난 반야는 마야고의 앞을 스쳐 쇠별꽃밭으로 가 버렸다. 마야고는 그녀를 쫓아가 잡으려고 했으나 잡지 못했다. 화가 난 마야고는
만들어 둔 옷을 갈기갈기 찢어서 버렸다. 옷가지들은 여기 저기에 흩어 져 나뭇가지에 걸려 나부꼈다. 그래도 마야고는 화가 풀리지
안 았다. 마야고는 결심했다. 반야를 현혹시킨 쇠별꽃을 지리산에 서 피지 못하게 하고, 천왕봉 꼭대기에서 성모신으로 좌정하였다.
그 후, 마야고가 찢어서 버린 옷의 실오라기들은 풍란이 되어 지리산에 서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