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산이나 풀밭에서 자라는 개불알꽃이 있습니다. 여름에 줄기 끝에 늘어져 피는 꽃이 흡사 개의 불알을
닮았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직접적인 얘기는 아니지만 개와 인간의 친숙함을 나타내는 일화를 소개할까 합니다. 옛날에
´고장의´라는 목수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먼 곳에서 목수 일을 마치고 날이 어두워져서야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에게는 끔찍이도
아끼는 개 한 마리가 있어서, 그는 어디에 가든지 그 개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그는 개와 함께 그날 따라 유난히 짙은 어둠 속을 조심조심
걸었습니다. 집이 가까워 오는 듯하니 갑자기 개가 바짓가랑이를 물어 당겼습니다. 떨치고 가려고 해도 개는 바짓가랑이를 놓지
않았습니다. 고장의는 하는 수 없이 쉬어 가기로 하고 그 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한 대 피우려고 부싯돌을 쳤습니다. 헌데 부싯돌의 불씨가
사타구니 밑으로 멀리 떨어져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바로 앞이 까마득한
벼랑이었습니다.